[오풍연 칼럼=광교신문]홍준표도, 김태호도, 김병준도 수도권에서 출마하는 것이 맞다. 이들의 고향 출마는 따 놓은 당상. 그런 출마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당을 위한다면 험지 출마도 감수해야 한다. 홍준표도 그런 다음 큰소리 쳐라. 고향 창녕 출마를 접으라는 얘기다. 그래야 명분이 선다. 황교안도 마찬가지다. 강북 출마를 고려해 보라. 물론 수도권 출마는 리스크가 있다. 그럴수록 희생도 자처해야 한다. 야당이 사는 길이다.

지금 이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야당의 참패는 보나마나다. 황교안의 보수 우파 대통합도 크게 힘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 같다. 물론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게다. 하지만 파괴력은 커 보이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잠룡급들이 험지 출마를 선언해 당을 살려야 한다. 텃밭에서의 출마는 의미가 없다. 정치 생명을 연장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특히 홍준표는 승부수를 띄우기 바란다. 홍준표 다음 목표는 대선이다. 한 번 더 대선에 출마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려면 더욱 깊은 인상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그동안 홍준표가 쉬운 길을 걸어오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런 그가 고향 출마를 한다고 하니까 말이 많이 나온다. 홍준표답지 않다는 얘기다. 험지 출마를 선언하고, 이러쿵 저러쿵 훈수를 둬라. 황교안과의 차별화에서도 앞서 갈 수 있다.

홍준표가 입은 거칠어도 그만한 대여 공격수도 없었다. 정치를 아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지금 고향에서 출마한다고 하면 모두 웃는다. 비웃음은 사지 말아야 한다. 홍준표는 어디에 나와도 해볼만 하다. 서울 강북도 좋고, 성남 부천 안양 안산 고양 용인 등 어느 지역도 괜찮다. 그는 경쟁력이 있다. 굳이 고향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 대선을 생각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는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혹자는 당 대표를 두 번이나 하고 대통령 후보까지 한 사람이 아랫사람하고 논쟁하고 당을 비판하는 것이 맞느냐고 비난하기도 한다”면서 “공천을 앞두고 모두 눈치 10단이 된 마당에 나조차 침묵하면 이 당이 살아날 것 같으냐”고 말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 쉬쉬하면서 당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홍준표는 “나 이외에 당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국회의원이 이 당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있느냐”면서 “좌파는 뻔뻔하고 우파는 비겁하다고 한 적이 있다. 요즘 말을 갈아탄 이 당의 일부 세력들은 비겁하기도 하고 뻔뻔하기도 해서 참다못해 그걸 지적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한 일을 반성하고 참회하라. ‘박근혜 탄핵’은 이젠 그만 왈가왈부해라. 박근혜 탄핵으로부터 자유스러운 사람은 이 당에서 나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이 걱정돼 충고하면 그걸 내부 총질이라고 펄펄 뛴다. 총질이나 한번 해보고 그런 말 해라” 홍준표가 한 말이다. 홍준표의 훈수 정치도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황교안이 아마추어를 벗어나지 못하기에 필요 악이다. 대신 험지 출마를 선언한 뒤 쓴소리를 계속 해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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