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박지원 총리 얘기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의 정치적 감각이나 능력은 총리를 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많은 고려 요소가 있을 게다. 먼저 여권의 권력 구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친문은 어떻게 생각할까. 박 의원의 수락 여부도 알 수 없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오케이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선 21대 국회의원 당선이 목표라고 본인도 얘기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삼고초려를 하면 모르겠다. 박 의원이 총리를 하면 잘 할 것이다. 공직의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지금 문 대통령에게는 박 의원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이낙연 총리가 못 했다는 것은 아니다. 5공 이후 최장수 총리를 했을 만큼 운도 있었다. 문 대통령이 이 총리를 신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문 대통령과 이 총리 둘다 국정운영에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경제도, 외교안보도 낙제점을 면할 수 없는 까닭이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노’를 하지 못했다. 내각 등의 ‘군기반장’으로도 통했지만, 문 대통령 앞에서는 ‘예스맨’이었다. 조국 사태만 해도 그랬다. 강단 있는 총리라면 ‘조국 노’를 했어야 했다. 이 총리가 간접적으로 그런 의사는 피력한 것 같다. 하지만 관철시키지 못했다면 그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정치 역시 결과가 말해준다.

이낙연은 자기 인기도 관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줄타기를 했다. 현재 여야 통틀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다. 그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게다.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거나, 더 강하게 나가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 우산 아래 인기를 유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박지원이 총리가 된다면 달라질까.

박지원은 적어도 자기 인기 관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선 나이도 적지 않다. 우리나이로 78세. 내년이면 79세다. 총리 다음은 대통령을 생각할텐데 박지원이 그런 생각은 안할 것이다. 그래서 더 적임자로 보는 것이다. 총리는 오로지 대통령을 잘 보필해 국정운영을 잘 하는 쌍두마차가 되어야 한다. 박지원은 누구보다 경험이 많다. 정치9단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박지원은 청와대 수석 두 번, 비서실장, 장관, 국회의원 등 공직을 모두 경험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밑에서 정치를, 행정을 배웠다. 박지원의 능력에 대해 청와대 한 수석의 평가를 전한다. “이른바 명문대를 나오고 고시를 한 우리(수석)보다 몇 수는 위입니다. 머리가 아주 비상합니다. 우리 다해도 박지원을 못 당합니다.” 그리고 부지런하다. 그의 부지런함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

박지원도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한다. 국민이 원하고, 문 대통령이 손을 내민다면 총리직 제의를 수락할 가능성이 크다. 나라가 굉장히 어렵다. 지혜 있는 정치인이 총리를 맡아 문 대통령을 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더군다나 총리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다. 박지원 총리가 탄생할지 지켜보자.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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