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철희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둘다 괜찮은 사람들. 이들이 있기에 정치판은 너무 썩었다. 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추미애 송영길 이종걸 설훈 등이 불출마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내년 총선에서는 유권자 혁명이 일어날 것 같다. 꼭 그래야 한다.
2016년 20대 총선 때 둘은 영입인사였다. 민주당의 간판이 될 만한 자질도 갖추었다. 그러나 현실 정치는 그렇지 못했다. 얼마나 넌더리가 났으면 정치판을 떠난다고 할까. 더 남아서 정치판을 정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떠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 민주당 3선 이상 중진 가운데 괜찮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표 의원은 24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사상 최악의 20대 국회, 책임지겠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면서 "사상 최저라고 알려진 법안 처리율, 20여 회의 보이콧, 패스트트랙 처리를 둘러싼 폭력과 회의 방해 사태, 막말과 무례와 비방과 억지와 독설들. 여야 각자 나름의 이유와 명분은 있겠지만 국민 앞에 내놓을 명분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표 의원은 "제20대 국회 구성원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반성과 참회를 해야 한다"면서 "제가 질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의 방식으로 참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불출마의 구체적인 이유로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으면 물러나겠다던 약속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5년 12월 27일 민주당에 입당, 정치를 시작하면서 '초심을 잃게 되면 쫓아내 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아울러 '초심을 잃게 된다면 쫓겨나기 전에 제가 스스로 그만둘 것'이라는 약속도 드렸다"면서 "정치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다짐,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오직 정의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겠다는 초심, 흔들리고 위배한 것은 아닌가 고민하고 갈등하고 아파하며 보낸 불면의 밤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표 의원은 "나름 최선을 다 했고 각 상황의 특성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언행이었다고 합리화를 한다고 해도, 분명 객관적인 '정의, 공정 기준'에서 벗어나거나 치우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며 "상대 정파가 아닌 중립적 시민 혹은 저를 지지했던 시민들에게서 조차 '실망했다'라는 말을 듣는 일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전했다. 정치에 염증을 느꼈다는 얘기다. 그럴 만도 하다. 양심적인 사람은 그곳에 있기 힘들다.
민주당 뿐만 아니다. 한국당 등 다른 야당에서도 불출마를 선언하는 사람들이 나와야 한다. 국민은 이미 그들에게 옐로 카드를 내밀었다. 한국당이 최근 패스트트랙 소환 대상자들에게 상장을 주고, 가산점을 준다는 보도를 보고 경악을 했다. 정말 정신 못 차렸다. 모두 정치판을 떠나야 할 사람들이다. 나경원도 마찬가지다. 그런 생각으로 정치를 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다.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
- 오풍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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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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