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253회 정기연주회 in 베를린 대성황 속에 마쳐
[부천=광교신문] 상임지휘자 박영민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지난 6일 유럽투어 두 번째 연주회인 독일 베를린필하모니홀에서의 연주를 성황리에 마쳤다.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한국문화원 및 본 분관 초청으로 계획된 초청 연주회 겸 부천시와 공동주최인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제253회 정기연주회로 열린 이번 공연에서 상임지휘자 박영민과 부천필은 독일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 작곡가 교수인 조은화의 ‘장구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자연, 스스로 그러하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라단조 작품30’,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 마단조 작품93’을 연주했다.

베를린필하모니홀은 1963년 건축가 한스 샤로운에 의해 모더니즘 양식으로 지어져 수많은 명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거쳐간 홀이다. 공연장의 음향 특성상 소리의 입자가 매우 디테일하게 들리기 때문에 실제 베를린필이라 할지라도 연주하기 까다로운 홀이라고 하여 ‘오케스트라의 무덤’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음이 정교하게 들리기 때문에 클래식 연주자에겐 ‘꿈의 무대’라고 알려져 있다. 이 날 연주회에서 박영민 상임지휘자와 부천필은 자신에 가득 찬 애티튜드로 그동안 탄탄히 쌓아올린 기량을 유감없이 뽐내었다. 유럽 투어 첫 번째 연주회였던 독일 쾰른필하모니홀에서의 공연을 거치고 더욱 단단해진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오차 없는 연주가 연주회에 대한 전반적인 퀄리티를 높였다는 평이다.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연주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한국인 최초이자 여성 최초 작곡 부문 우승을 한 작곡가 조은화의 ‘장구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자연, 스스로 그러하다’는 국악 타악기 연주자 김웅식의 혼이 서린 장구 연주로 현지 관객에 감동적인 인상을 남겼다. 모든 악기가 잠자코 기다리는 가운데 마음에 조용한 경종을 울리듯 풍경 소리로 시작되는 이 곡은 한국적인 음색을 더하기 위해 놋쇠 그릇, 무당 방울 등 이색적인 타악기가 연주 내내 등장한다. 박영민 지휘자는 타악기 하나하나의 강약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곡의 묘미를 살렸다. 김웅식과 부천필, 국악과 클래식의 절묘한 조화 역시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이어지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최초 한국인 우승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협연했다. 부천필과 선우예권은 이미 과거 연주회를 통해 몇 차례 호흡을 맞췄던 바, 매끄럽게 연주를 이어나가며 관중들에게 라흐마니노프 대작의 감동을 선사했다. 선우예권은 앙코르 곡으로 ‘모차르트 소나타 K.545 2악장’을 연주했다. 마지막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으로 장식했다. 현을 가르는 예리한 보잉과 웅장하게 울리는 관악기, 서정성을 더하는 목관까지 각 악기의 특성을 넓게 활용했다고 할 수 있는 곡을 박영민과 부천필은 그들만이 가지는 고유한 음색으로 쇼스타코비치의 대곡을 십분 표현하는 데에 모자람이 없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끊임없는 박수와 성원을 보내, 가히 ‘열광’에 휩싸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진 앙코르 곡으로 ‘그리운 금강산’과 비제의 ‘아를의 여인 제2모음곡’ 중 “파랑돌”까지 마치자 공연장 안은 순식간에 기립 행렬로 이어졌다.

열정적인 지휘로 연신 흐르는 땀을 닦던 박영민 지휘자는 관객들의 박수가 끊이질 않자 커튼콜 후에도 수차례 다시 나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연이 끝난 후 그는 “베를린필하모니홀이 꿈의 무대인만큼 악명 높은 무대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소리가 정확히 들리기 때문에 실력이 출중한 오케스트라라면 그 장점을 극대화 시켜주는 홀이기도 하다.”며 “잘해내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자신이 있었고, 이번 베를린홀 연주로 현재 짓고 있는 부천필 전용 콘서트홀 건립에도 많은 공부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영민과 부천필은 이제 프랑스로 무대를 옮긴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프랑스까지 부천필과 함께 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협연한다. 10월 9일 메츠시 아스날홀에서 열릴 마지막 유럽 투어 연주회에서 부천필은 차이콥스키의 ‘이탈리아 기상곡’과 ‘교향곡 제4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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