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이 11일 오후 대국민 사과를 하고 결국 물러났다. 지난 9일 회사 차원의 입장문을 냈지만 불매운동이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자 직접 나서기로 한 것. 나는 어제 '한국콜마, CEO 리스크 보여줬다'는 칼럼을 썼다. 이 같은 사태를 내다봤다. 입장문에 진정성이 묻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정직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CEO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 같다.

이처럼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CEO 리스크가 크다. 윤 회장도 사태가 이 정도까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이들 기업의 한계이기도 하다. 요즘은 하루 아침에 회사가 문닫을 수 있는 상황이 온다. 나도 신문사를 나와 중소기업에 있으면서 그것을 직접 보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해도 그냥 넘어간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오너가 직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장 내일부터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 한다.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쫓겨난 직원들이 이의제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다 기업을 상대로 싸우다 보면 지치기 때문이다. 악질 오너들은 근로자의 이 같은 약점을 이용한다.

나도 당한 바 있다. 언론사에서 30년간 근무한 사람들에게도 이러니 일반 직원들한테는 오죽하겠는가. 와이디생명과학 부사장으로 있다가 5개월만에 쫓겨났다. 이유도 없었다. 그런 다음 노동부에는 '개인사정에 따른 자진퇴사'라고 신고했다. 이렇게 하면 실업급여도 못 받는다. 내가 공개적으로 와이디생명과학 대표 실명을 거론하며 사과를 요구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

악질 CEO들이 의외로 많다. 이른바 갑질이다. 나는 그 같은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 최근 외국에서도 한 대기업의 갑질을 제보해 와 칼럼으로 쓴 바 있다. 이들 CEO는 사회악이다. 그들의 눈에서도 피눈물이 나야 한다. 그래야 근로자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다. 갑질을 해대는 CEO는 사회적으로 매장할 필요가 있다.

나는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한다. 만약 갑질을 당했다면 나에게라도 제보해 달라. 내가 대신 싸워드리겠다. 이 땅 에서 갑질은 뿌리뽑아야 한다. 절대로 눈감아 주지 말라. 그대로 두면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 이 순간 가슴이 뜨끔한 CEO도 많을 게다. 무엇보다 가진 자의 횡포는 안 된다. CEO 리스크도 그들 자신에게 달렸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 칼럼은 신문사의 논지와 견해에 있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