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이해찬의 일식집 점심을 놓고 말들이 많다. 칼럼으론 내가 가장 먼저 쓰지 않았나 싶다. 어제(3일) 오전 10시 59분 올렸다. 대신 제목으론 달지 않았다. 그날 낮술을 포함 이해찬의 언행을 전반적으로 비판했다. 사케를 시켜 먹었다고 하니까 국산 청주라고 반박한다.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그래도 명분이 설뻔 했다.

민주당 대변인과 부대변이 나서 이해찬 대표를 옹호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해찬의 경솔한 행동을 지적한다. 그냥 가볍게 사과하면 될 일인데 더 키운다. 바보같은 사람들이다. 왜 그런지 모르는가. 이해찬은 미운털이 박힌 사람이다. 그럴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자업자득이다.

이해찬은 스타일을 구겼다. 그 파장은 이틀이 지난 4일에도 계속됐다.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에서 "집권당 대표가 대낮부터 술타령이라면 문제가 있다"며 이 대표의 음주를 문제 삼았다. 그는 "과거 (이 대표가) 2006년 3·1절 때 국무총리로서 골프를 친 일이 연상된다"면서 "그때도 국민의 시각은 (이 대표와) 달랐다"고 질타했다. 이 같은 전과가 있는 터라 더 비난을 받았다.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한국이 일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됐던 당일 집권여당 대표가 일식당에서 식사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 부적절한 행위"라며 "그런 엄중한 상황에서는 하지 말았어야 할,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에서는 이 대표가 국산 술인 정종을 마셨다고 반박하는데 일식당이라는 상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이 대표 본인 스스로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이틀째 이해찬을 때렸다. 노영관 상근부대변인은 "여당은 사케가 아닌 정종이었다고 물타기를 하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국민이 주시하는 것은 국민의 정서를 배반한 여당 대표의 경솔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경제침략 관련 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일본을 강력 규탄한 것은 쇼였느냐"면서 "경거망동과 이중적 행보로 국민을 우롱한 이 대표는 사과하고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 대표가 반주로 마신 것은 일본 술인 '사케'가 아니라 국산 청주인 '백화수복'이었다"면서 "야당이 백화수복 한 잔에 정치공세를 하는 것이다. 너무 심하다"고 반박했다. 과연 그럴까. 많은 국민들은 이해찬의 낮술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경솔하지 못했던 것은 맞다. 해명을 하면 할수록 변명으로 들린다.

점심 식사 한 끼를 놓고 정치공방을 하는 것도 우리의 정치 수준을 가늠케 한다. 이해찬이 평소 덕이 있다면 이처럼 공격을 당할 리도 없다. 이해찬도 굉장히 거칠다. 업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어제 올린 오풍연 칼럼에서 대표로서 부적격자라고 평가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은 전쟁 중이다. 특히 지도자라면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이해찬은 그렇지 못했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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