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양정철. 문재인의 복심으로 통한다. 그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고 있다. 지금 민주당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당 대표인 이해찬이나 이인영 원내대표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뒤 미국에 도착했다. 그야말로 광폭행보다. 나는 좋게 안 보인다. 물론 선입견일 수 있다. 그러나 양의 행보를 보면 조심성이 안 읽힌다. 심하게 얘기하면 뿔난 송아지 같다고 할까. 왠지 사고를 칠 것 같기도 하다. 당에서 제동을 걸만한 사람도 없다. 양이 누구 말을 듣겠는가. 문 대통령이 주의를 주어야 한다. 너무 나서지 말라고.

양정철을 보면 이명박 정부 때 이상득, 박영준이 생각난다. 이 둘은 호가호위하다가 결국 쇠고랑을 찼다. 양정철이 그런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양정철도 위험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양정철 본인도 그런 소리를 듣고 있을 터. 그렇다면 더욱 조심해야 하는데 요즘 행보를 보면 그렇지 않다. 아슬아슬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양정철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둘의 만남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물고 늘어졌다. 윤석열도 서울지검장 때 두 번 가량 양정철을 만났다고 했다. 맨 처음 연락이 닿은 것은 2015년. 2016년 20대 총선 전이다. 총선 출마를 권유받았다고 했다. 양정철이 그때부터 인물 영입에 나섰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는 아예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을 맡았다. 내년 총선 대비 인재영입을 책임진다. 너도 나도 양정철에게 눈도장을 찍으려고 할 게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공산이 크다. 양정철이 밀면 청와대서 민다고 할 것이고, 당에서도 따로 미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럼 충돌하게 된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이해찬 대표가 직접 맡았다.

인재영입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진 양정철이 주요국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싱크탱크와의 협력과 특정 인사에 대한 영입 제안을 병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양정철은 지난 9∼12일 중국 베이징을 찾은 데 이어 현재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의 정책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행보라고 한다. 그는 또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이탈리아 등의 싱크탱크와도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이해찬과 양정철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해찬은 정치에 관한 한 본인이 문 대통령보다도 경험이 더 많다고 자부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한참 후배인 양정철에게 양보할 리 없다. 이미 이해찬 본인은 총선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자기 생각대로 공천을 하려고 할 것이다.

양정철이 로키로 가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권력은 충돌하게 되어 있다. 서로 자기 사람을 심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해찬은 정치판을 떠나도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싶어 할 것으로 본다. 아직 그런 전운은 돌지 않고 있다. 문재인-이해찬-양정철 삼각관계도 볼만 할 듯하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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