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거짓말이 들통났다. 이는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다. 검찰총장 후보자가 거짓말을 했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후보자를 사퇴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인사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셈이다. 윤 후보자는 8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변호사를 소개해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같은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윤 후보자가 2012년 검사 출신 변호사를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직접 소개했다고 말하는 통화 녹음 파일이 있다고 뉴스타파가 이날 밤 보도했다.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변호사를 소개한 적 없다”던 윤 후보자의 발언을 정면으로 뒤집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거짓말이 드러났다고 할까.

뉴스타파는 윤 후보자가 2012년 12월 초, 한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우진씨가 변호사가 필요한 상황이라 대검 중수부 연구관을 지낸 이남석 변호사에게 윤우진 서장을 한번 만나보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윤 후보자는 이남석 변호사에게 ‘윤석열 부장이 보낸 이남석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게 했고, “너한테 전화가 올 거다. 그러면 만나서 한 번 얘기를 들어봐라”고 말했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윤 전 세무서장 사건은 2013년 윤대진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 전 서장이 육류수입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 이후 강제 송환된 후 22개월 후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내용이다. 야당 의원들은 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윤 후보자가 압력을 행사했고, 변호사를 알선한 것 아니냐고 수차례 의혹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으나 뉴스타파의 보도로 상황이 달라졌다.

누가 보더라도 이 사건은 검찰이 봐주었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증인들도 그렇게 얘기했다.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번번이 기각하고, 끝내 무혐의 처리했으니 의혹이 차고도 넘친다고 하겠다. 나도 법원‧검찰을 오래 출입했지만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윤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윤 전 서장 관련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없고,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 “객관적인 정황으로 보면 저보다 이남석 변호사를 (윤 전 서장의) 동생인 윤대진 과장이 잘 알고, 그 과에서 근무하다가 나간 변호사기이기 때문에 제가 소개를 할 이유가 없다”고 강경 부인했다. 그는 관련 보도가 나오자 “변호사 소개라는 게 제가 변호사를 정해주는 걸 소개라고 하지 않느냐. (소개했다는) 변호사는 선임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거짓말하는 후보자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것이냐는 문제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는 채택하기 어려울 듯 싶다. 문 대통령이 그럼에도 윤석열을 임명할까.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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