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시장, “공동선·사회전체 이익 위해 소중한 유물 기증해주신 후손의 시민정신, 널리 확산되길”

▲ 수원시
[수원=광교신문] 정조대왕의 매제이자 사도세자의 부마였던 흥은위 정재화의 후손이 정재화 선생 관련 유물 1014점을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했다.

흥은위 정재화 선생 8세손 정원찬씨는 26일 수원화성박물관을 찾아 정재화 선생 초상화, 홍은위 고신교지, 녹패, 고급 호패 등 소장 유물을 기증했다.

후손들이 기증한 유물은 흥은위 정재화와 그의 아내 청선공주, 그리고 그들의 후손과 관련된 유물이다. 조선 왕실 부마 후손 집안을 연구할 수 있는 희귀한 사료로,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관이 연일인 흥은위 정재화는 ‘사미인곡’, ‘관동별곡’ 등을 지은 송강 정철의 9세손이다. 정조의 막내 여동생인 청선공주와 1766년 혼인해 ‘흥은부위’의 작위를 받은 정재화 선생은 1899년 ‘흥은위’로 추봉됐다.

청선공주와 사이에서 1남 2녀를 뒀고, 오위도총부 도총관을 지냈다. 정조대왕은 용모가 준수하고, 처신이 신중했던 정재화를 많이 아꼈다고 전해진다. 1795년 수원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열린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에는 정재화의 아들인 정의가 작고한 아버지 대신 어머니 청선공주를 모시고 두 여동생과 참석하기도 했다.

기증 유물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초상화다. 조선 왕실 부마의 전신 초상화는 지금까지 존재가 알려진 적이 없었다. 필선의 섬세함이나 표현 등이 매우 우수하다. 정조시대 궁중 화원이 그렸는데, 당대 초상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장황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은 보물급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청선공주에게 내린 사패교지, 정재화 선생 집안과 혜경궁홍씨·정조대왕·효의왕후가 주고받은 한글 간찰도 있어 조선 후기 왕실 한글 어필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왕이 하사한 서적과 왕이 주관한 행사에 참여한 기념으로 만든 각종 갱진첩, 정조대왕이 친부 사도세자의 무덤인 영우원에 친필로 써서 세운 비석을 탁본해 왕실 장황으로 꾸민 족자 등 귀한 유물이 많다.

사도세자 추모 사업의 하나로 만든 ‘용주사봉불기복게’와 ‘불설부모은중경’ 등 정조대왕의 효심이 담긴 유물도 다수 있다.

기증식에 참석한 염태영 시장은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가보를 기증해주시기까지 고민도, 아쉬움도 무척 많으셨을 것”이라며 “소중한 유물의 가치가 더 빛날 수 있도록 잘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가치를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재화 선생 후손께서는 공동선, 사회 전체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뒤로 미루고 소중한 유물을 기증해주셨다”면서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시민 의식이고, 이런 고귀한 정신이 널리 확산돼야 우리 사회가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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