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탁현민도 스스로 고백했다. 기업체 강연은 1550만원이라고. 김제동과 같은 격이다. 물론 강연료는 주는 측이 책정한다. 그 과정에서 협상은 있을 수 있다. 김제동도, 탁현민도 과도하다. 그럴 만한 강연 내용이 있는지 묻고 싶다. 둘다 문재인 정권의 수혜자들이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그들에게 거액을 주겠는가. 이른바 진보의 민낯이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19일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자신의 강연 내역 자료를 요구한 것과 관련, "국회의원이 이렇게 여기저기 제 강연 비용과 내용을 받아보는 것은 신박한('새롭고 놀랍다'는 뜻) 블랙리스트 작성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사료 및 출연료' 등 이 의원실이 제출을 요구한 자료 목록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탁 위원은 "저의 강연료가 궁금하신 것 같은데 여기저기 바쁜 분들 괴롭히지 마시라"면서 "가능하면 사양하지만 필요하다고 하면 학교는 100만원, 지자체나 단체는 300만원, 기업은 1550만원 균일가(를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의원실에서 (강연을) 요청하신다면 그건 한 번 고려해보겠다"면서 "그쪽은 1550만원"이라고 적었다. 비아냥인 셈이다.

그는 "(이 의원) 덕분에 가기 싫은 강연은 알아서 줄어들겠다"면서 "공적 신분도 아닌 제 개인의 영리활동에 귀한 의정활동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본업에 충실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탁현민을 개인으로 볼 수 있을까. 대통령 최측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언론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다루고 있다. 탁현민의 자기 합리화다.

이언주 의원이 탁현민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의정활동의 하나로 본다. 김제동의 강연료가 문제가 된 만큼 탁현민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탁현민 뿐만 아니라 김어준, 주진우 등의 강연료도 궁금하다. 국민을 대신해 물어보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들은 결이 같다. 나는 진보를 가장한 사람들이고 규정한다.

강연료 1550만원도 문제다. 탁현민의, 김제동의 강연 내용과 원로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강연 내용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나을까. 내가 그들의 강연을 모두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김 교수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김 교수가 얼마나 받는지는 모르겠다. 김제동‧탁현민의 5분의1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도 시장 논리로 보아야 할까.

원래 진보는 돈을 멀리한다고 소문나 있다. 그런데 김제동도, 탁현민도 아니다. “이참에 돈을 왕창 벌어보자”고 작심한 듯하다. 그렇지 않다면 1550만원은 성립되지 않는다. 보통 강연료는 주는 측에서 먼저 물어본다. “이전 강연을 한 곳에서 얼마나 받았으며, 그럼 얼마를 주면 되느냐”고. 돈이란 그렇다. 주는 쪽은 적게 주고 싶어 하고, 받는 쪽은 한 푼이라고 더 받고 싶어 한다.

시간당 몇 만원짜리 강사 자리도 없어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아라. 자신들의 강사료가 적당한지. 그냥 주어서 받는다고만 할 건가.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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