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고 조양호 회장의 막내 딸 조현민이 10일 경영에 복귀했다. 물컵을 집어던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던 장본인이다. 이번에는 사회공헌 분야 등을 맡는다고 한다. 왠지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개과천선하면 된다. 완전히 딴 사람으로 태어나야 한다. 아버지 조 회장의 유훈이기도 하다. 이제 큰 딸 조현아만 남았다. 하지만 조현아는 재판 중이어서 당분간 복귀는 힘들 듯하다. 이들 3남매는 재계의 주목거리다.

물컵 사건 당시 쏟아지는 사회적 비난을 이기지 못해 회사에서 쫓겨나다시피 짐을 쌌던 그가 14개월 만에 돌아왔다. 아버지 조 회장 별세로 기회를 다시 잡았다고 할까. 조 회장이 살아 있다면 경영 복귀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 이를 두고 조현민이 이제 주위의 비판이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진그룹은 이날 조 전 전무가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및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발령받아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민 사건으로 한진그룹은 최대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조양호 전 회장이 한시적 업무 배제에 이어 그룹 내 모든 경영 직무에서 조 전 전무를 사퇴시키는 조치를 취하며 수습에 나섰다.

이 같은 강수에도 여론이 회복되기는커녕, 한진 총수 일가의 탈세·갑질·비위 의혹으로 사태가 더욱 커졌다. 이에 한진 일가는 수사기관과 각종 정부 기관의 수사·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당시 조 전 전무가 이런 상황에서 쫓겨나다시피 물러났기 때문에 그의 경영복귀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었다. 다시 등장하자 한진그룹 직원들도 의아해 하고 있다.

조현민은 한진칼 전무로 복귀하면서 그룹 사회공헌활동과 신사업 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자리에 앉았다. 이전보다 더 중요한 자리에 앉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앞으로 그룹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남매간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제 큰딸 조현아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현아도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땅콩 회항' 파문 직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와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았다가 3년여 뒤인 작년 3월 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슬그머니 복귀했다. 작년 4월 동생인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알려지며 다시 모든 직책을 내려놓아야 했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국적기를 이용해 해외에서 산 명품 등을 밀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복귀 여부도 판가름 난다. 어찌됐든 현아‧현민은 인성적으로 문제가 있다. 경영에 복귀하면 그 같은 부정적인 시각부터 교정할 필요가 있다. 한진그룹에 당부한다. 둘의 윤리 가정교사를 두라. 새사람이 되도록.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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