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이 끝났다. 지난 7일부터 25일까지 전국을 돌며 민심을 들었다. 이는 자의반 타의반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야4당이 선거법 등을 패스트트랙에 태우자 황 대표가 국회 밖으로 뛰쳐나간 것. 오히려 황교안에겐 기회였다. 투사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고 할까.

황교안은 모범생 이미지가 강하다. 내가 1987년부터 지켜본 그의 모습도 그랬다. 그러나 이번에 정치인 황교안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중 정치인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할까. 연설 솜씨도 많이 늘었다. 여느 정치인 못지 않다. 황교안에겐 커다란 소득이다. 이제는 국회 복귀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 마냥 국회 밖에서 떠돌아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특히 정치는 타이밍이다. 더 밖에 머물 명분도 없다. 황교안은 명분을 충분히 쌓았다. 국민들에게 다 알렸다. 나도 오풍연 칼럼을 통해 패스트트랙 지정이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렇더라고 그것만 갖고 싸우면 안 된다. 황교안이 패스트트랙을 철회하면 국회에 들어가겠다고 하는 것도 잘못이다. 들어줄 수 있는 요구를 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

황교안 대표은 25일 열린 광화문 집회에서 “문재인 정권은 무능 정권, 무책임 정권, 무대책 정권"이라고 정면 비판하며 보수층 결집을 호소했다. 황 대표는 “우리 국민들이 무능한 정권 밑에서 고통받고 있다. 책임지지 않는 정권 밑에서 마음 아파하고 있지만 대책도 없어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이런 정권 그냥 놔둬도 되겠냐. 우리가 이런 정부를 세웠나 정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나뉘어지면 되겠냐.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똘똘 뭉쳐야 한다”면서 “우리가 싸워야할 상대는 문재인 정권”이라고 밝혔다. 지지자들은 “황교안 대통령“을 외치며 화답했다.

나도 황교안의 주장에 동감한다. 나 역시 문재인을 가장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수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야당에게는 국회라는 좋은 싸움터가 있다. 거기 들어가 싸워야 한다. 밖에서 아무리 소리쳐 보았자 소용 없다. 법안을 만드는 곳은 국회다. 국회 안에서 머리가 터지도록 싸울 필요가 있다. 국민들도 그것을 원한다.

지금까지는 황교안이 패자였다. 그러나 민생투쟁대장정을 끝낸 지금은 황교안이 승자다. 국회에 들어가도 지는 게 아니다. 승자로써 금의환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교안은 대장정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진 게 진 것이 아니었다. 국회에 조건 없이 들어가면 더 얻는다. 그렇지 않고 이런 저런 조건 등을 내세우면 빛이 퇴색된다.

당장 내일부터 국회 복귀를 선언하면 좋겠다. 그런 황교안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말라. 타이밍을 놓쳐 실패한 정치인들이 많다. 국회 복귀는 황교안이 고독한 결정을 해야 한다. 참모들은 건의를 못할 수도 있다. 거듭 요구한다. 국회에 들어가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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