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5ㆍ18 기념식. 뒷말도 무성하다. 나도 칼럼을 두 개나 썼으니 관심사는 맞다.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보다 황교안 대표가 가까스로 참석한 것,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황 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고 지나친 게 더 뉴스다. 언론은 이 같이 자극적인 뉴스를 원하는 것 같다. 이것도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다. 성숙한 국민의식이 아쉽다.

19일 오전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씁슬했다. 그런데 파장이 수그러들기는커녕 대리인들끼리 치고 받는 등 난타전을 벌였다. 광주 영령들이 이 같은 모습을 보고 뭐라고 하겠는가. 아마 내년부터 정치인들은 발을 들여놓지 말라며 노여워할지도 모르겠다. 어느 한쪽이 인정하면 될 일인데 말 꼬투리를 잡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 그것도 페이스북을 통해서다. 황 대표 가까이 있었기에 현장을 목격했던 것. 김정숙 여사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는 반갑게 악수를 했으나 황 대표는 지나친 것. 누가 보더라도 어색한 장면이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문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는 중이었고, 문 대통령의 속도에 맞춰서 걷다 보니 악수를 하지 않고 지나가게 된 것"이라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렇게 된 것일 뿐, 일부러 황 대표와의 악수를 건너뛴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만 진행됐더라면 그래도 나을 뻔 했다. 그러나 공방은 계속됐다. 행사를 기획한 탁현민 전 행정관까지 끼어들었다. 민 대변인은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새빨간 거짓말! 무슨 100m 달리기 하나"라며 "그냥 지나가는 것과 악수하고 가는 것은 1, 2초 상관의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예법상 악수는 의전상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여성이 남성에게 청하는 것"이라며 "김정숙 영부인은 여성이시고 의전 서열도 황교안 대표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 대변인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할 때 대통령의 뒤를 따라 여사님이 움직이는데, 대통령 이동 시간에 따라 여사님이 미처 악수를 하지 못할 때가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 악수를 마친 대통령님이 여사님을 기다리고 서 계실 때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그게 황교안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탁 자문위원은 "여사님과 악수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면 그만인 것을, 굳이 저런 황당한 의미를 부여해 대통령과 여사님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참 못됐다"고도 비판했다. 탁현민은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 서로 의도를 따지는 게 불순하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다. 그것만 인정하면 넘어갈 일이었다. 소도 웃을 일을 놓고 서로 다투고 있으니 말이다. 정작 황교안은 문제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 끝난 일 아닌가.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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