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의원, 1980년 봄 당시 자신의 진술서와 유시민의 진술서 공개 파장

누군가 한 사람은 거짓말을 했다는 게 드러날 터

[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또 하나의 이슈가 있다. 바로 유시민과 심재철의 공방이다. 아직 누구 말이 맞는지느 모르겠다. 둘은 1980년 5월 당시 학생운동의 실력자들이었다. 심재철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유시민은 숨은 주역으로 통했다. 나도 그 때 기억이 생생하다. 서울역 앞 집회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심재철이 버스 위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우리는 스크럼을 짜고 남대문쪽으로 행진했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면서 저지했음은 물론이다.

유시민이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 같다. 심재철 의원이 1980년 봄 당시 자신의 진술서와 유시민의 진술서를 공개한 것. 누군가 한 사람은 거짓말을 했다는 게 드러날 터. 유시민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자기를 미화시키려는 성향이 있다. 유시민도 그렇다고 할까. 한 방송 출연이 발단이다. 거기서 유시민은 자신의 업적(?)을 과대포장했다. 그러자 심재철이 아니라며 반박을 하면서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나는 유시민을 잘 모른다. 내가 받은 인상은 이렇다. 비겁한 지식인. 둘의 공방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다.

심재철은 6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의 '진술서 공방'과 관련해 1980년 자신과 유 이사장의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제출한 진술서 원본을 공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1980년 6월 자신과 유 이사장이 합수부에 제출한 진술서 원본과 텍스트 파일을 게시했다. 또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 앞에 서는 각오로 가감 없이 국민 앞에 공개한다"면서 "누구의 진술이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되어 동료들의 목을 조였는지 국민들께서 진술서를 읽어보고 판단하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유시민이 지난달 21일 KBS 2TV '대화의 희열 2'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언급했고, 심 의원이 "유 이사장이 TV에서 1980년 당시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한다"고 비판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유시민은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심 의원이 본인의 진술서를 공개했으면 한다"면서 "심 의원의 자필 진술서와 진술조서, 법정 발언을 날짜순으로 다 공개해보면 제 진술서에 나온 내용이 누구 진술서에 제일 먼저 나왔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심재철은 "2011년 5.18민주화운동 기록물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김대중내란음모사건 기록은 지금까지 국민 앞에 공개된 적이 없다"면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재판기록 안에 포함된 합수부 진술서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떳떳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유시민이 1980년 당시 고문을 견디며 학우들을 지켰는지, 상세한 검찰 측 참고인 진술이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이번에 공개된 진술서 전문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유시민은 뭐라고 할까. 역사 앞에는 정직해야 한다. 잘못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회개하는 것이 옳다. 그들의 진실공방은 진행형이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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