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정치를 한다고 하면서도 일방 통행

민주당 내 바른 소리 하는 사람은 이단으로 찍혀

[오풍연 칼럼=광교신문] 문재인 정부는 독재정권일까. 황교안은 독재정권이라고 표현했다. 글쎄다. 나는 독재정권 대신 외눈박이 정권이라고 말하고 싶다.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으므로 독재정권이라는 표현은 오버한 느낌도 든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자기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그럼 외눈박이 정권 아니겠는가.

무엇보다 편을 가르는 게 문제다. 이는 친문(親文)이 주도한다. 민주당을 보라. 다른 소리는 못한다. 당내 민주화는 안 되어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다 아는 사실을 자기네만 모르는 채 한다. 우리 국민이 불쌍하다. 언제까지 이래야 되는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입도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그의 입에서 독재정권이라는 말도 나왔다. 다소 의외다. 황교안은 4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3차 장외집회에서 "문재인 정권이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다 거짓말"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하는 독재정권으로,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하겠다. 정부가 경제를 망가뜨려 놓고 사과하는 것 들어봤나. 염치없고 뻔뻔한 정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과 관련, "전국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는 지금 이렇게 논란이 많고 제1야당이 반대하는 법을 억지로 통과시키려 한다"면서 "이는 곧 독재국가를 만들어 정권 마음대로 하려는 것으로, 죽을 각오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독재정권, 독재국가라는 말을 술술 꺼냈다.

황교안을 이렇게 만든 것도 따지고 보면 문재인이다. 상생의 정치를 한다고 하면서도 일방 통행을 했다.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진영논리다. 모든 게 그렇다. 자기네 마음에 안 들면 바꾸려고 한다. 헌법재판소를 한 번 보자. 소장부터 재판관까지 코드가 맞는 사람들로 바꿨다. 온갖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미선 재판관을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상 헌재를 장악했다.

문재인 정부의 키워드는 오로지 ‘자기네’다. 물론 내가 보는 견해다. 나는 이를 무지막지하다고 표현한다. 지금껏 이처럼 오만한 정부를 보지 못했다. 이런 정부에겐 특징이 있다. 자기네는 그런 것을 모른다. 진영에선 아무도 문제 제기를 안 하니까 잘 하는 줄 안다. 대단한 착각이다. 바른 소리 하는 사람은 이단으로 찍힌다. 대표적으로 공수처 및 검경수사조정권에 반대 의사를 밝힌 민주당 조응천․금태섭 의원의 경우다. 못할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쫓아내려고 한다.

독재정권이든, 외눈박이 정권이든 끝이 불행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권은 길어야 5년이다. 이제 3년밖에 남지 않았다. 더 잘 해야 하는데 그런 기미가 안 보인다. 나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슬프다. 외눈박이 정권과 함께 숨쉬고 있다는 게.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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