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및 재벌로부터의 독립 선언, 정론직필 지향

[오풍연 칼럼=광교신문]"오 대기자 대통령을 그렇게 해(까)도 되겠어". 어제 내가 쓴 칼럼을 보고 한 원로 지인이 한 말이다. 칼럼 제목은 '문재인 무데뽀다'였다. 혹시 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하셨다. 그 분도 이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사실 쓴소리를 좋아할 정부는 없다. 나도 그것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내 양심도 속일 수 없다. 내 눈에 비친 문 대통령은 무데뽀다. 정말 이 나라가 걱정스럽다.

지인들과 저녁 모임이 있었다. 자연스레 이런 저런 얘기가 나왔다. 최근의 정국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이 단연 화제였다. 주식을 수천번 사고 팔고는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헌법재판관으로서 자세가 안 되어 있다고들 지적했다. 헌법재판관이라면 철학과 소신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었다고 했다. 나를 포함 8명이 모였는데 모두 반대였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19일 이미선을 헌법재판관에 임명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아예 신문․방송을 보지 않습니다. 그랬더니 삶의 질이 훨씬 나아졌습니다. 아침에 사무실에 나가 보수신문 하나, 진보신문 하나 제목만 보는 정도입니다.” 언론을 통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석학으로 불리는 분이다. 또 다른 지인도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포털 뉴스 제목만 살펴 봅니다.”

우리 신문과 방송이 일부 지식인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얘기다. 언론이 반성할 대목이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사실보도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쓸데 없는 것들만 덧붙인다고도 했다. “요즘 KBS, MBC를 보는 사람이 있습니까.” 가장 연장자인 원로 석학이 이처럼 말했다. 그 분은 김주하 앵커가 진행하는 MBN을 본다고 했다. 손석희가 진행하는 JTBC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손석희의 스캔들 때문에 그런 평가를 하는 듯했다.

보수신문도, 진보신문도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자업자득 측면이 강하다. 무엇보다 언론의 사명은 사실 보도와 비판이다. 그 기능을 잃으면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팩트가 가장 중요한 뜻이기도 하다. 나도 1인 매체 성격의 ‘오풍연 칼럼방’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5월 16일 칼럼방을 만들 때부터 권력 및 재벌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했다.

"칼럼 톤이 너무 세다고 하지 않아요" 오풍연 칼럼에 대해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해꼬지를 당할 수도 있다는 염려다. 그런 것 무서워서 좌고우면하지는 않는다. 방향을 분명히 하니까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한국 언론은 알아서 기는 경향이 있다. 권력 눈치 보고, 재벌 눈치 보고. 눈치를 보는 순간 언론으로서의 기능은 상실한다. 오풍연 칼럼이 나름 역할을 한다고 할까. 오로지 정직만을 추구한다.

나는 미미한 존재다. 하지만 곧은 소리를 하고 싶다. 그러려면 나부터 투명하고 정직해야 한다. 내가 페이스북에 있는 그대로를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풍연 칼럼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 정론직필이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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