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비워야 채워지고, 걸으면 병치레 안해

[오풍연 칼럼=광교신문]나는 그동안 12권에 에세이집을 냈다. 전업작가도 아닌데 많이 낸 셈이다. 만약 의도했더라면 이만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니까 일기 형식으로 글을 썼다. 그게 12권의 책으로 나왔다고 보면 된다. 글을 쓴 시간은 대부분 새벽 1~2시다. 그때쯤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글도 행복한 마음으로 썼다.

내 책 제목에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 있다. ‘삶이 행복한 이유’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그곳에는 조금 다르게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행복일기’ ‘오 대사의 행복편지’ 등 5권이나 된다. 실제로 나는 ‘행복대사’도 자처한다. 내 나름의 행복을 설파하곤 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글도 페이스북에 자주 올린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이렇다. 비워야 행복해질 수 있다.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돈을 탐내서도 안 된다. 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둘을 추구하면 절대로 행복할 수 없다. 돈은 먹고 쓸만큼만 있으면 된다. 이 역시 상대적이다. 한 달 1000만원도 부족한 사람이 있을 테고, 200만~300만원이면 충분한 사람도 있을 게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현재에 만족하면 된다.

자리도 돈과 비슷하다. 점점 높은 자리를 원한다. 거기서부터 불행이 싹튼다고 할 수 있다. 자리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맡은 일에 얼마나 충실한가를 보아야 한다. 중요하지 않은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자리란 그렇다. 안해 본 사람에게는 해보고 싶다. 하지만 해보면 별 수 없는 게 자리이기도 하다. 아등바등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나는 지금 돈에 대한 욕심도, 자리에 대한 욕심도 없다. 이미 오래 전에 그것을 버렸다. 돈도 최소한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기자생활 30년을 마치고 옮긴 직장에서도 돈 얘기를 해본 적이 없다. 주는대로 받았다. 빠듯하게 먹고 살 정도다. 그래도 불만이 없다. 오히려 행복하고 감사함을 느낀다. 넘치면 행복이 달아날지도 모른다. 나는 돈이 없는 것도 축복이라고 종종 말을 한다. 비움의 철학을 실천하다보면 거기에 이를 수 있다.

걷기전도사도 자처한다. 나는 걸을 때 가장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걷기를 권장한다. 나는 1년 365일 걷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 오는 날만 안 나간다. 그것도 매일 새벽 3~5시쯤 걷는다. 남들 자는 시간에 나가 안양천과 한강을 산책한다. 이 때는 나 혼자다. 그 시간에 걷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하루 평균 9~13km를 걷는다. 걷는 속도도 굉장히 빠른 편이다. 시속 7.4km까지 기록했다. 일년에 운동화 두 켤레가 바닥까지 단다. 걷기만 해도 잔병을 모두 고칠 수 있다. 경험칙상 그렇다. 몸의 자세도 좋아지고, 식욕은 말할 것도 없다. 운동을 하는데 밥맛이 얼마나 좋겠는가. 걷기도 꾸준해야 한다. 무엇이든지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풍연식 행복은 실천에 있다. 행(行)이 없으면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 그것이 진리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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