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유지 받들려면 인성 키우고 배려, 겸손 배워야
[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조양호 회장이 12일 새벽 시신으로 돌아왔다. 항공산업을 일으킨 그의 공은 평가받아야 한다. 아내와 자식들의 일탈은 그도 어찌할 수 없었다. 이제는 남은 사람들이 대한항공을 더 성장시켜야 한다. 아들과 두 딸의 몫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국은 여전히 오너 경영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원태도, 조현아도, 조현민도 더 이상 아버지 조 회장 명예에 금가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말로만 윤리경영을 외치지 말라. 실천이 중요하다.
상주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같은 비행기로 입국해 함께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빈소로 향했다. 입국 직후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난 조 사장은 "마음이 참 무겁다"면서 "임종만 지키고 왔는데 앞으로의 일은 가족들과 함께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인의 유언에 대해서는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사실 조 회장은 자식 복이 없었다. 셋다 크고 작은 사고를 쳐 조 회장은 물론 대한항공에도 나쁜 영향을 끼쳤다. 그럼에도 조원태는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능력보다는 가족 경영의 하나로 본다. 큰 딸 현아와 작은 딸 현민은 물의를 일으켜 경영에서는 손을 뗀 상태다. 두 딸도 경영에 컴백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하겠다.
이들 셋에게 인생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 먼저 인성을 키우길 바란다. 사람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셋이 한 행동을 되돌아 보라. 무엇 때문에 지탄을 받았는지 잘 알 게다. 사람은 똑같다. 셋은 그렇지 못했다. 자기네가 특별한 사람인 양 행동했다. 앞으로 절대로 그런 행동을 또 다시 되풀이 하면 안 된다.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 어렵지 않다. 남의 말을 경청하면 된다. 경청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 항공산업도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 아버지 조 회장은 8대의 항공사를 166대의 비행기를 보유한 세계적 항공사로 키웠다. 항공사 역시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그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조 회장도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잘 협력하라”는 유언을 남겼을 듯하다.
다음은 겸손해야 한다. 재벌 2~4세들에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있다. 바로 겸손이다. 상대적으로 예의가 바를 경우 더 돋보인다. 흔치 않아서다. 꼭 예의를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조 회장 세 자녀에게는 특히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 형제들처럼 재산을 갖고 다투는 일도 없어야 한다. 얼마나 민망한 일인가.
대한항공 세 자녀에게는 윤리선생, 즉 가정교사가 있었으면 한다. 그것도 엄한 선생이 필요하다. 나도 해 줄 용의가 있다. 셋 모두 사람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아버지가 일군 대한항공을 계속 유지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아울러 사회 공헌에도 신경을 쓰면 좋겠다. 대한항공이 좋은 일 했다는 소리는 거의 들어보지 못해서다.
- 오풍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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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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