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촛불정부'인 줄 알았더니, '산불정부'네요"라고 비아냥

[오풍연 칼럼=광교신문]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어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똥볼을 찼다. 존재감을 과시하려다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오세훈은 고 노회찬, 김문수는 산불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말은 그렇다.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사람이 초조하면 실수를 거듭한다. 멀리 내다보아야 하는데.

오세훈도, 김문수도 다음 대권을 노리고 있다. 그런데 당내에서 강적을 만났다. 황교안 대표와 겨뤄야 한다. 황 대표는 정치 초짜인데도 당을 장악해 가고 있다. 내공이 만만치 않다고들 얘기한다. 오세훈이나 김문수는 황교안에 비해 정치 선배. 그럼에도 한참 밀리고 있으니 마음이 편치 않을 게다.

7일 하룻동안 김문수가 검색어 상단을 차지했다. 이런 경우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더 많다. 김문수도 그랬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촛불정부'인 줄 알았더니, '산불정부'네요"라며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 온 국민은 홧병"이라고 했다. 그것이 기름을 부었다. 이재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더라면 그런 글을 올릴 수 없다. 아니 올려서도 안 된다.

김문수는 강원도 산불을 중계하듯 글을 올렸다. "강원도만 아니라, 제 고향 경북 영천에도 제 평생 처음으로 산불 보도가 된다"고도 했다. 이보다 앞선 6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산불이 북으로 계속 번질 경우 북한 측과 협의해 진화 작업을 하라"고 한 지난 5일 발언을 문제삼았다. 김 전 지사는 "이런 세기적 잠꼬대를 하게 만든자는 통일부인지, 청와대인지, 문재인 대통령 자신인지...찾아내서 잘라야 한다"고 했다.

지난 5일에도 "강원도 산불, 고성⋅속초⋅강릉⋅인제 다 태우고 있다. 역사상 최악"이라며 "무능한 문재인 대통령, 엉뚱한 적폐청산 놀음에 2년 허송세월하다가 산도 들도 집도 다 태워버린다. 이 난리통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과 남북 협력하여 산불 대처한다고 종북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문수의 타깃은 분명했다. 문재인이었다. 문 대통령이 하는 모든 것이 싫었던 것. 그래서 억지로 산불정부를 언급했다가 부메랑을 맞았다. 왜들 이럴까. 네티즌들의 댓글도 70~80%는 김문수를 나무랐다. 경기지사 시절 소방관에게 전화를 해 “나 경기지사”라고 한 것도 입에 올렸다. 김문수의 이성이 마비된 걸까. 그렇지 않고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김문수도 한때는 잘 나갔다. 경기지사도 비교적 잘 했다. 그 이후부터 일이 안 풀려서 그런지 악수만 둔다. 이번에는 똥볼을 너무 세게 찼다. 특히 정치인들은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오세훈이 고 노회찬 발언만 하지 않았더라도 창원성산 보선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 같은 발언을 함으로써 민심을 자극하고, 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오세훈도, 김문수도 한국당의 자산임에는 틀림 없다. 대권주자가 되려면 자기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지금처럼 헛발질을 하면 거기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둘다 반성하기 바란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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