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손학규, 미운 오리 이언주

[오풍연 칼럼=광교신문]손학규의 말년 운이 최악이다. 진작 정계를 떠나 있어야 할 사람이 욕심을 부리다 망신을 당하고 있다. 딸같은 이언주 의원에게서 찌질하다는 소리도 들었다. 이언주에게는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를 의결했다. 이언주도 그렇지만, 손학규도 반성할 일이다. 창원성산에서의 선거 지원은 연구 대상이다. 그것도 숙식을 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결과는 민중당에도 뒤진 4위. 손학규의 말을 듣고 싶다. 변명이라도.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페친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방하착을 모르는 것이 안타까워요.” “진작에 자한당에서 국회의원 되고 분사한거니 이정도지. 총선 시작하면 한표도 안나올 듯 합니다. 남들 다 아는데 본인들만 모름.” “한때는 대한민국 최고 잘나가는 정치인으로 언론사 기자가 선정하는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에서 지금은 분별력 없는 초라한 노욕의 정치꾼.” 대략 이런 댓글이 올라왔다.

손학규는 분명 이번에 패착을 했다. 그런데 다소 엉뚱한 소리를 한다. 면피성 발언이라고 할까. 예전의 총기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손학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쓰디쓴 패배에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희망을 갖고 단결하면 양당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당을 흔들려는 일각의 시도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면서 "지금부터 내년 총선을 위해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학규가 혼잣말을 하는 것 같다. 진정성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허공에 대고 뜬구름 잡는 모양새다. 이에 일부 최고위원들은 손학규를 직접 겨냥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도부와 의원들은 조기 전당대회 준비로 의견을 모아달라"면서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손 대표에 대한) 재신임투표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현 지도부 체제를 종식하자"고 말했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선거 결과에 맞는 지도부의 책임이 있어야 한다. 손 대표가 결단하면 된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당내 유일한 손학규계라고 할 수 있는 이찬열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 길 가자"고도 했다. 이 의원은 "당 후보를 위해 한 달간 숙식하며 지원한 당 대표가 잘못한 것이냐"면서 "몇몇 의원의 내부 총질이 가장 큰 원인이고, 국민이 보기에 콩가루 정당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비공개회의에서 국민의당계 의원들도 손 대표를 옹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는 고립무원의 신세가 된 셈이다.

징계 소식을 들은 이언주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것이 바른미래당의 현실"이라며 "입을 막고 손발을 묶어도 내가 생각하는 옳은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징계가 확정되면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없다. 징계는 곧 갈라서자는 뜻이다. 미운 오리가 된 이언주의 다음 행보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