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떤 해명을 해도 귀에 안 들어와, 야당은 경질 촉구

[오풍연 칼럼=광교신문]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진퇴양란이다.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무엇보다 여론이 너무 나쁘다. 해명한다는 것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 나도 아끼는 후배라 안타깝다. 하지만 자리에 연연하면 안 된다. 그만두는 것이 순리다. 전형적인 내로남불로 비쳤다. 그대로 있을수록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

이제는 김의겸이 어떤 얘기를 해도 믿지 않으려 할 것이다.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변인은 신뢰가 생명이다. 자신의 일 때문에 국정이 흔들려선 안 된다. 지금 그런 형국이다. 거듭 얘기하지만 왜 그처럼 무모한 일을 저질렀을까. 기자 감각이 죽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야당은 좋은 소재를 만난 듯 연일 김의겸 때리기에 나섰다. 맞아도 할 말은 없게 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불륜,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 내가 사면 노후대책 남이 사면 탐욕, 내가 받으면 착한 대출 남이 받으면 나쁜 대출이냐”면서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당장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 고위 공직자 3명 중 하나가 다주택자이고, 당정청 주요인사 9명 중 6명이 다주택자”라면서 “다주택자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시장경제에서 개인의 자유지만 그토록 (다주택자를) 압박하고 규제하는 이 정권이 자신들 집은 안 팔고 움켜쥐고 있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번엔 위선 끝판왕이 등장했다. 그는 대통령의 입이자 소통창구인 대변인”이라며 “투자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르며 대담성에 놀라워한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이 ‘흙 속의 진주’를 샀다고 평한다”고 꼬집었다. 흑석동은 나 원내대표의 지역구(동작을)이기도 하다.

진보성향의 경제학자 우석훈도 김의겸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사건인 것 같다"면서 "돈이 많거나 어마어마한 비리가 있어서가 아니다. '건물주', 이 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예민한 선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씨는 팔순의 노모를 모시기 위한 집이 필요해 해당 상가를 구입했다는 김 대변인의 해명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뭐라고 할 건 없는데, 상가 임대료를 받아서 노후 생활을 도모. 청와대 대변인쯤 한 사람도 결국 자기 개인사로 돌아오면 상가 임대 소득으로 노년을 설계하게 된다(는 것). 뭐라고 할 건 아닌데, 기분은 더럽다"라고 말했다.

김의겸의 선택만 남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미 추는 기울었다고 본다. 오늘이라도 당장 짐을 싸는 것이 옳은 것 같다. 청와대 대변인의 생명은 신뢰와 직결돼 있다. 그것을 잃었는데 더 이상 무슨 미련이 남았는가.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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