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들이 법원 앞에 몰려가 장자연 사건 진상규명 촉구

[오풍연 칼럼=광교신문]2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 200여명의 여성이 모였다.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 진상규명’ 집회가 열린 것. 서울권 6개 여대 학생들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장자연 사망 사건은 피해자 이름이 아닌 가해자 이름 ‘방 사장 사건’으로 불려야 한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조선일보 대표이사 방상훈, 더컨텐츠 엔터 대표 김종승, 권력 남용 가해자는 똑똑히 들어라. 여성의 이름으로 너희를 징벌한다고 까지 했다. 방상훈 사장까지 거론했다. 그동안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과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는 거론됐어도 방상훈 사장은 언급되지 않았었다. 조선일보의 반응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조선일보는 유독 장자연 사건에 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TV조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조선일보답지 못하다고 몇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여전히 마이동풍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이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사주가 나와 최소한 도의적 책임은 지겠다며 고개를 숙였을 것이다.

한국 1등 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 도덕성은 제로에 가깝다. 오죽하면 여학생들이 법원 앞에 몰려가 ‘방 사장 사건’이라며 규탄했을까. 이 사건의 피해자는 죽었다. 따라서 말이 있을 리 없다. 동료 배우 윤지오 말고는 누구도 장자연의 편에 서 있지 않다. 더 알만한 사람이 있을텐데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할까.

언론의 도덕성에 관해 생각을 해본다. 언론의 사명은 비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재 기자도 그렇지만, 언론사 사주도 도덕적으로 흠이 적어야 한다. 그래야 비판을 해도 먹힌다. 조선일보가 안희정 사건, 김학의 사건, 승리 사건을 보도해도 진정성이 안 읽힌다. 업보 때문이다.

내가 방상훈은 아니다. 내가 만약 조선일보 사주라면 독자 앞에 고개를 숙였을 것 같다. 어쨌든 사주의 친동생과 아들이 연루된 사건이다. 결과적으로 회사 명예에 먹칠을 한 셈이다. 조선일보가 사건 당시 취재 과정에서 방해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독자 앞에, 국민 앞에 사과를 해야 한다. 왜 떳떳하지 못할까. 방상훈 사장은 정의로운 신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장자연 사건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이 사건도 재조사가 불가피하다. 앞으로도 계속 침묵만 할 건가.

조선일보 기자들도 정의롭지 못하다. 사주의 눈치만 살필 게 아니라 팩트만큼은 보도해야 한다. 부끄럽지 않은가. 조선일보 독자들이 지면에서 만큼은 장자연 사건을 모른다. 보도를 하지 않아서다. 정의는 살아 있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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