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단총 노출, 과거 사진까지 제시해 논란 더 키워

[오풍연 칼럼=광교신문]우리 청와대는 참 어설프다. 하나씩 봐라. 제대로 하는 것이 있는지. 24일 기관단총 노출 건만 해도 그렇다. 예전에도 그랬다는 식으로 사진까지 제시했다. 과거와 비교할 필요도 없다. 열린 경호를 하겠다고 장담한 청와대다. 그런 취지에 맞느냐를 얘기하면 됐다. 대변인의 감각이 많이 떨어진 걸까.

이번 건은 시민들이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에게 메시지나 카톡으로 제보해 알려지게 됐다. 시민들의 눈에 이상하게 비쳤던 것.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해서 그랬을 것이다. 청와대 출입을 오래한 내 눈에도 생소하게 비쳤으니 말이다. 그것을 갖고 떠든다는 게 우습기도 하다.

모든 언론들이 다 다루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기사거리도 안 된다. 청와대가 한마디만 하면 됐다. “시민들이 불편했다면 앞으로 더욱 신경스겠다”고. 그럼 누가 뭐라고 말하겠는가. 그런데 호들갑을 떨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사진까지 내밀었다. 가장 못한 사람들이 하는 짓이다. 과거에도 그랬다고.

대변인 해명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먼저 경호처에 경위를 알아봤을 게다. 경호처가 발끈했을 수도 있다. 정상적인 경호를 했는데 무슨 문제냐고. 여기서 정무감각을 발휘했어야 했다. 어떻게 설명하느냐도 중요하다. 김의겸 대변인의 해명은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았다. 대변인 역시 무슨 문제냐는 식으로 설명을 했다.

그래서 오만하게 비쳤다. 국민 앞에는 설명을 하되 머리를 숙여야 한다. 그게 ABC다. 경호처가 그렇게 설명하더라도 국민한테 얘기할 때는 순화를 시킬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다. 정무감각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국민소통수석실에는 수석도 있고, 대변인도 있다. 둘다 기자 출신이다. 청와대 들어가면 달라지는가. 항상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대변인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형국이다. 물론 부대변인이 있지만 활동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 역할을 수석과 분담해야 한다. 창구의 일원화도 좋지만 김 대변인에게 부하가 너무 많이 걸리는 듯하다. 그러다보니 해명을 하고서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청와대 전체가 정무감각을 키워야 한다. 바깥에서는 옳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청와대에 들어가면 한 쪽 귀가 안 들리는 것 같다. 자꾸 헛발질을 한다. 청와대가 가장 기본으로 삼아야 할 대목은 상식이다. 국민들은 더도 바라지 않는다. 상식선에서 일을 해결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지금 청와대는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기일전하기 바란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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