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관련 보도 일부 신문만 다뤄, 나머지는 대부분 눈감아

[오풍연 칼럼=광교신문]이래서 우리 언론이 욕을 먹는다. 이부진 사건은 종합일간지 가운데 서울 경향 한겨레 한국만 보도했다고 한다. 지난 20일 밤부터 실시간 검색어 상단을 차지하고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는데도 말이다. 이는 알아서 기는 경우다.뉴스 가치만도 충분하다. 한국 최고 재벌 3세가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눈을 감고 있는 격이다. 종편들도 조용하다.

강자에 약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삼성이라는 배경이 있어서다. 나는 어제 새벽 '이부진마저도'라는 오풍연 칼럼을 올렸다. 비록 1인 매체지만 할 소리는 다 한다. 뉴스타파에서 보도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일찍 자는 까닭이다. 새벽에 일어나 보니까 이부진이 검색어 맨 위에 있었다. 그래서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알게 됐다. 기자로서 당연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바로 칼럼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이건희 홍라희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우리나라 최고 부자인 삼성 가문이다. 이 명단을 보고 뭘 느끼는가. 나는 다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가진 것은 많을지 몰라도 몇몇은 불행하다. 당장 이건희 회장부터 몇 년째 병상에 누워 있다. 그에 앞서 불미스런 일도 있었다. 그때도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그 사건은 사실로 드러났다.

아들 이재용 부회장. 이혼에다 구치소도 다녀왔다. 큰 딸 이부진. 역시 이혼 소송 중이고,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 보도도 나왔다. 온전한 사람은 둘째 딸 이서현 뿐이다. 이들에게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찾을 수 없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했거늘. 어느 나라도 부자들은 마찬가지다. 늘 노출되어 있고, 언론의 타깃이 된다. 그래서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각설하고. 나도 삼성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오풍연 칼럼방을 만든 직접 적인 계기도 삼성에서 비롯됐다. 고마워 해야 할까. 작년 초부터 한 인터넷 신문에 오풍연 칼럼을 재능기부한 바 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쓰지 못하게 됐다. 삼성이 훼방을 놓았다. 삼성 관련한 글을 몇 개 썼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인터넷 신문에 압력이 들어왔다. 이를테면 “오풍연을 자르라”는 메시지였다.

재벌은 광고를 갖고 언론을 길들인다. 언론 입장에선 삼성이 최대의 광고주다. 그들의 눈밖에 나면 안 되기 때문에 요구를 거의 다 들어준다. 내가 삼성에 더 흥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칼럼만 문제삼은 것이 아니라 내 페이스북도 들여다 보았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일종의 프라이버시다. 보호받아야 마땅한데도 그것마저 트집을 잡은 게 삼성이다. 어떻게 글로벌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결과적으로 오풍연 칼럼방을 만들었다. 권력 및 재벌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했다. 내가 양심껏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사실 언론의 자유는 말 뿐이다. 특히 재벌 , 그 중에서도 삼성 앞에서는 작아진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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