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끼리 단톡방 만들어 성관계 동영상 돌려보다 발각

[오풍연 칼럼=광교신문]연예인들이 특히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이들은 청소년들의 우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빅뱅 멤버 승리에 이어 가수 정준영까지 불미스런 행동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내용이 충격적이다. 아이돌 가수의 행동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자극적이고, 외설스럽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11일 저녁 SBS 종합뉴스를 보다까 깜짝 놀랐다. 정준영이 등장했다. 앵커의 차분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런데 그들(가수 승리 등과)이 나눈 많은 카톡 대화 내용을 분석해본 결과 한 유명 연예인이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취재를 통해서 그 대화 내용이 조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고 더 이상 피해를 막기 위해 고민 끝에 실명을 밝히기로 했습니다. 그 연예인은 가수 정준영씨였습니다.” 정준영이 드러난 순간이다.

나도 내 귀를 의심했다. 정준영은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나와 얼굴을 알고 있었다. 그런 친구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라곤 생각지 못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의 불법 촬영과 유포로 피해를 본 여성은 10명이나 됐다. 이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는 다른 연예인이나 연예인이 아닌 일반 지인이 촬영한 불법 영상도 올라왔다. 이들이 올린 불법 촬영 영상까지 다 합치면 피해 여성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말 정준영이 친구 김 모씨와 나눈 대화. 정준영이 한 여성과 성관계를 했다고 자랑하자 친구는 동영상이 없느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정준영은 이 여성과 성관계 장면을 몰래 찍은 3초짜리 영상을 올린다. 다른 대화 상대에게도 성관계를 불법 촬영했다고 말한다. 정준영은 또 룸살롱에서 여성 종업원의 신체 부위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동료 연예인과 공유한다. 잠이 든 여성의 사진 등을 유명 가수가 포함된 단체 대화방에 수시로 올리고 자랑하기도 했다.

끔찍한 범행이 아닐 수 없다. SBS 취재진이 확인한 것은 10개월치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추가 범행 가능성도 점쳐진다. 범행이란 그렇다. 들키지 않으면 계속된다. 연예계 전체로 수사가 확대될 공산도 크다. 끝까지 추적 수사하기 바란다. 성범죄도 마약 수사 이상으로 다뤄야 한다. 그냥 두면 독버섯처럼 번진다.

승리는 이날 연예계 은퇴를 밝혔다. 승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이 시점에서 연예계를 은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너무나 커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 쌓인 모든 의혹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한류에 찬물을 끼얹을 지도 모르겠다. 해외 토픽감이다. 그래도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아울러 엄중히 처벌할 것도 당부한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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