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에 있는, 돈 돈 돈

윤현숙
윤현숙

[광교신문 칼럼=윤현숙] 투자와 투기

요즘 가장 핫한 이름 중 하나가 손의원이다.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노출된 이름이다. 카리스마있는 강한 어조로 강하게 자신을 어필할 때 우리는 웬지 신뢰해야할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이익의 부등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이름이다.

목포 적산가옥 주변 목포 원도심일대 개발과 근대역사 문화 공간 지정을 통해 ‘낙후된 목포 살리기기’가 그녀의 선한 주장이다.

투자와 투기의 정의

사실, 투자와 투기를 명쾌하게 선을 긋기에는 모호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명쾌하게 정의할 수 있는 것은 개발의 가치가 있는 토지나 부동산을 어떠한 정보를 입수하여 단기간 내에 큰 수익을 기대하면서 매입하는 경우를 투기라 하고, 미래에 발생될 소득이나 가격상승을 목표로 장기적 투자성향을 띈 부동산 매입을 투자라 할 수 있다. 투기의 경우는 위험이 내재되어 있으나 단기적인 고수익을 가져오고, 투자의 경우는 장기적이고 보수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기획부동산이 투기인가 투자인가? 

2000년도 후반에 강남의 삼성동과 역삼동의 거리를 휩쓸던 무리들이 있었다. 5~60대중반 이상의 중년들이다. 그들의 직업은 다단계와 기획부동산회사 직원들이었다.

투자의 형태 중 하나였던 기획부동산이란 부동산을 이용해 마치 큰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조작하거나 기획하여 투자자들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얻는 행위를 말하는데,

일정 지역의 부동산이 개발 계획이나 정부의 정책 채택에 의해 개발 될 가능성이 있다는 그럴듯한 정보를 가지고, 정보를 입수한 사람들이 그 정보를 재가공하여 먼저 그 주변의 부동산을 선 매입한 후 다시 재 매각하거나 투자자들을 유치하여 직접 투자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직접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약간의 이익을 창출해주면서 투자자를 유치하면 인센티브를 준다는 회사들이 생겨났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강남 테헤란로에 새로운 노이즈 마케팅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었다.

기획부동산회사들은 웬만한 VIP고객 상대로 영업하는 금융기관의 리치센터 못지않게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사무실을 꾸미고 영업했다.

지방자치제 도입으로 각각의 자치단체가 지방 발전을 위해 수많은 정책을 발표하고 그 정책은 시간을 가지고 진행되기도 하였지만 계획만 세웠다가 사라지는 정책도 많았다. 전국 곳곳에서 도로를 만들고 지방을 상징하는 건물들을 건축하였다. 이런 상황을 빌미로 지자체에서 투자나 개발계획이 있다면 당장은 쓸모없고 가치가 낮은 부동산에 투자하더라도 후일 정부의 정책변화나 개발계획에 따라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 방법이 그들이 투자유치를 위해 사용한 가장 보편적 전략이었다. 아마도 이때 전국 지도가 가장 많이 팔리지 않았을까 한다. 제주와 여수, 강원도 평창, 속초 등 전국의 땅이 그들의 대상이었다. 기획부동산업자들은 이렇게 낙후된 땅이나 산의 맹지 등을 필지 분할하여 매각했다. 이때 필지 분할하여 매입한 경우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었다, 대체적으로 필지의 분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통으로 투자를 유치했다. 나중에 개발이 이뤄질 때 필지를 분할해 주는 조건이다. 이럴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필지가 명확하게 누구 것인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추후에 임야는 대지로, 맹지는 임야나 다른 용도로 변경이 가능하다고 속여 땅을 분양하는데 용도 변경되기는 쉽지 않았다. 이렇게 구입한 부동산들은 거의 수익을 얻기에 어려움이 있다. 고로 기획부동산은 투기이다. 한 예로 외국에 살던 선배는 외국까지 와서 기획부동산을 소개한 강원도 땅에 투자하였다. 땅을 보지도 않고 투자하고 귀국하여 땅을 보러갔더니 필지 분할도 안 된 산의 중턱에 위치한 한 필지의 토지에 수 십명의 명의로 된 땅이었다. 그러한 땅은 나누어 팔지도 못하고 환금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위험한 투자이다. 요즘은 기획부동산의 병폐가 알려져서 많이 알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엄청난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가장 많이 거론이 되었던 것은 지역 국회의원과 정부관계자들을 통해 습득한 정보이거나 그들의 최측근에게서 얻은 정보이기에 곧 개발이 가능하고 개발이 되면 고수익과 함께 현금화가 수월하다는 것이 그들의 영업 스킬이었다. 물론 성공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성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한 친구는 십 여년 전에 평택에 지인 몇 명이서 한 필지의 땅에 투자하여 계속 은행이자만 내고 있다가 얼마 전 평택 개발로 인해 큰 수익을 얻지는 못했어도 투자금액을 회수했으나 그동안의 은행이자를 생각하면 수익은 없었다고 하는 경우도 보았다.

기획부동산은 투기로 전략할 가능성이 크다.

세간의 이슈가 된 손의원은 ‘목포 투기가 사실이 아니라는데 본인의 인생과 전 재산과 의원직을 걸겠다’고 했지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이며 간사였던 현직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발언한 후에 유명인과 측근 지인들을 직접 데리고 목포 구도심과 적상가옥 인근들을 돌아보며 투자하기를 권면한 것이 문제를 확대시켰다. 본인이 직접 조카들과 측근들의 이름으로 건물을 샀으며 증여도 했다. 미리 정보를 입수하지 않았어도 상황적 근거에 의해 선 매입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목포시장과의 대화에서 ‘목포 원도심과 적산가옥 리모델링 개선 사업 등을 언급했다’는 기사가 입증하고 있다. 미공개 정보자료를 이용해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정보를 알게 된 A씨는 손의원 모르게 건물을 수 채나 사들였다고 하지 않았는가? A씨 또한 손의원과 정보를 공유했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이런 투자를 또 다른 기획부동산의 한 형태라고 말한다.

정보 인지의 때가 투자와 투기를 구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익 정산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투기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지역의 호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매입하였기 때문에 투기로 보여 질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아니라도 확실한 개발계획이나 정부자금이 투입 될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수익 예측이 가능하다. 이 투자처는 단기이거나 장기이거나 수익이 확실하게 보장된 투자처로 볼 것이며, 전문가일수록 장기투자를 할 것이다. 손의원은 마케팅 전문가이며 미래가치를 창출해 줄 자산 투자를 볼 줄 아는 뛰어난 혜안을 소유한 비즈니스 전문가 같다.

국회에서 목포를 언급하고 얼마 후에 문화재 개발 공모사업에 응했으며 나라에서 1,100억원의 정책자금이 투입 결정되지 않았다면 주장하는대로 투자로 볼 수도 있겠지만 부동산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는 시점과 정보 인지의 정황적 시점이 비슷한 시기였고 얼마라도 부동산의 가치가 반영되어 상승했다면 그 정보에 의해 인근 부동산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기에 투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목포주민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하는 것은 이익집단인가 아닌가에 따라 손의원의 평가를 달리한다. 정보가 없어서 부동산을 미리 매각한 측은 피해자라 하고 아직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덕분에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가 올라서 지지하는 세력이 되는 것이다.

때(Timing)를 놓치지 말아야한다

목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건물을 매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역사적 유산인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적산가옥을 지키면서 목포를 문화의 도시로 개발하는 계획은 마케팅 전문가다운 발상이다. 그러나 접근방법과 사건 발생 시에 대처하는 능력은 전문가라 보기는 애석함이 있다. 처음 SBS에서 건물 9채 매입에 대한 의문을 제시했을 때, 정직하게 상황을 다 털어놨더라면 당직까지 버려야하는 상황으로 몰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고, 소속된 당을 곤란하게 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손의원이 기획한 구도심 개발계획으로 인해 잠잠하던 목포가 살아나고 있으며 목포시민들이 행복해지는데 조금은 기여하였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정부자금이 목포시에 배정되었다는 글을 읽었다, 그 자금이 적정하게 잘 활용되어 아름다운 목포, 역사가 있는 목포로 발전되어 목포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직한 언행이 뒷받침되고, 문제 해결의 적정한 때(Timing)를 놓치지 않는 지혜로움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 윤현숙은?

KOSPI 지수 100에서 2082.57 
금융에서도 자본시장의 꽃이었던 증권시장의 역사와 함께 한 30년여년 한우물 파면서 한 때 여성이 주식을 분석해 주면 재수없다고 했던 시절부터 인연은 시작이다. 

이제 자유롭게 날개를 편다. 
지식이 아닌 경험에서 얻은 투자의 기본을 이야기한다.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 칼럼은 신문사의 논지와 견해에 있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