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오세훈 홍준표에 대해서도 불출마 촉구

[오풍연 칼럼=광교신문]다음 달 27일 치러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놓고 후보자들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든다. 하나 둘씩 출사표를 띄우고 있다. 김진태 의원과 안상수 의원은 이미 출마선언을 했다. 황교안 오세훈 홍준표의 출마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사실상 선거전에 돌입한 셈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24일 불출마 선언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불출마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심판이 선수로 뛴다면 말이 되겠는가. 비대위원장은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책임이 있다. 그런 자기와 남을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데 김 비대위원장은 누구는 안 된다고 꼬집어 비판하기도 했다. 어차피 판단은 소속 의원, 대의원, 당원의 몫이다. 그들의 선택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뒤 "황 전 총리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걱정이 많다"면서 "황 전 총리가 나오면 친박(친박근혜) 프레임, 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 기여도 역시 낮은데, 그나마 약해진 계파 논쟁이 당내에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황교안도 출마하지 말라는 뜻이다.

오세훈과 홍준표도 겨냥했다. 직접 불출마를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둘을 지목했다고 할 수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의 분란과 어려움,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거나, 거기에 책임이 있는 분들, 그리고 당 기여가 확실하지 않은 분들은 솔직히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이런 분들은 2020년 선거에서 험지에 출마함으로써 당에 기여하고, 당이 새롭게 되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황교안 오세훈 홍준표가 김 비대위원장의 충고를 귀담아들을 리가 없다. 정치는 타이밍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당권을 잡으면 다음 대선에서도 유리하다고 보고, 사활을 건 싸움을 할 태세다. 무엇보다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된다. 그럼 자기 사람을 많이 심을 수 있다. 대선 경쟁에서 주도권을 쥘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당의 계파는 막는다고 막아지지 않는다. 어느 당에도 계파가 있다. 민주당에는 친문(親文) 계보가 있다. 바른미래당의 안철수계, 유승민계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당에는 친박(親朴)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들이 배지를 떼어야만 청산할 수 있다. 정치는 끼리끼리 한다. 황교안이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게다. 같은 당 안에서도 주류와 비주류는 섞이지 않는다. 적군을 대하다시피 하기도 한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다.

다만 정치에도 명분은 있어야 한다. 황교안의 명분이 없다면 그것도 평가받을 것이다. 오세훈과 홍준표도 다르지 않다. 김 비대원장의 지적대로라면 셋다 출마를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출마 여부는 개인의 자유다. 남이 이래라 저래라 할 필요가 없다. 출마를 하고 안하고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는 까닭이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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