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효 칼럼_나는 산으로 출근한다

윤창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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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신문 칼럼=윤창효] 굴삭기 한대는 작업로를 계속 만들어 나간다. 두대는 급경사의 산을 누비면서 일곱 자 (2.1미터) 길이로 잘라 놓은 목재용 통나무를 작업로 쪽으로 던져 모은다. 통나무 운반은 지에무시라고 목재상들이 통속적으로 부르는 트럭을 사용한다. GMC라는 미국 자동차 브랜드 명을 일본식 발음으로 부르는 모양이다. 낡은 미군 트럭을 개조하여 만든 것 같다. 엔진, 몸체, 타이어 등이 제각각 모여서 만들어졌다. 뒤 바퀴는 체인으로 연결되어 있어 나름 제어는 되는 편인 것 같다. 차량 폭은 작업로 3미터폭을 다니기에 용이하게끔 만들어 져있다.

통나무를 가득 싣고 좁고 경사가 심한 작업로를 곡예운전하는 모습은 아찔하다. 급하게 굽은 길은 몇 번을 틀어서 방향을 바꾸고 ‘들들’거리며 내려간다. 타이어는 달아서 반질반질 하다. 차마 미끄러질까봐 처음에는 쳐다 볼 수 가 없었다. 나중에는 그러려니 했다. 안전 불감증이 생긴 것이다. 비가오면 토양이 미끄러워 작업을 못한다. 오히려 겨울이 춥기는 하지만 눈만 쌓이지 않으면 작업하기가 수월 하다고 한다.

산에서 하는 작업이 얼마나 위험한지 재미난 이야기를 작업자가 들려준다. 굴삭기 기사의 돈벌이가 좋은편이라 부인은 돈을 잘쓰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은 우연히 굴삭기 작업 현장에서 굴삭기를 타고 급경사를 미끄러지듯이 내려오는 남편을 보고 기겁을 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돈을 안쓰고 모아서 야무지게 잘 산다고 한다.

작업로는 숲 가꾸기 작업이 끝난 후 복구가 원칙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법령이 바껴서 지속 사용 가능하다. 사실 그동안 간벌 작업 후 대부분의 작업로를 복구하지 않고 불법으로 유지하며 사용해왔다. 작업로가 없으면 임야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실화를 한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시작 단계부터 제대로 설계를 해야하고 작업로를 잘 만들어야 한다.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하지만 법령은 바뀌었는데 예산 편성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다. 집행에 대한 후속 내용은 정립이 안되어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행하는 업체의 이윤만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업주는 투덜댄다. 발주 처인 군청은 “어떻게 하느냐”하고, 시행처인 산림조합은 작업자들만 죈다. 작업이 마무리 된 후 산주와 나무 가격을 잘 조정 해서 비용을 챙겨보라는 식이다. 하청받은 사람만 죽을 지경이다. ‘갑질’이다.’

비용을 아껴볼 예산이었는지 업주가 친한 친구를 잠시 불러 작업을 한다고 한다. 문제는 산에서 하는 작업은 위험한 순간이 매우 많다. 그만 안전 사고가 나고 말았다. 통나무를 묶는 줄에 받쳐 눈을 다쳤다. 실명의 위기에 놓였다. 큰 병원에서 몇번의 수술을 했지만 시력을 회복하지 못 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잠시 일을 도와 주러온 관계라 산재 보험 처리도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우리나라 ‘숲 가꾸기’작업의 현주소이다. 매년 현장에서 큰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다고 한다. 안전 교육도 더욱더 강화 되었으면 한다.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먹은 경험자들이 오히려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는 듯해 보였다. 보강 및 심화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빠른 시일 내에 숲 가꾸기 작업 장비도 선진화 되어 안전한 작업장이 되었으면 한다.

 

 

■ 프로필

- University of East London 졸업 (BA in Business Studies)
- 2016~현재  컬쳐클럽700 리더
- 2003~현재  씨엠코포레이션 CEO 
- 현재 고향인 경남 거창을 오가며 해발 700미터의 청정 문화를 전달 하는 컬쳐클럽700 에서 임야를 관리하고 임산물을 재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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