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눈을 부릅뜨라. 전선을 지켜라.”는 지휘서신 마지막으로 남겨

[오풍연 칼럼=광교신문]미국 언론들도 매티스 국방장관에 대해서는 매우 호의적이다. 그만한 실력과 성품을 갖췄기 때문이다. 각료가 이처럼 주목을 받는 것은 드물다. 내년 1월 1일자로 국방장관직에서 물러난다. 언론들의 박수를 받으며.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욕을 먹고 있다. 덕장을 내친 데 대한 반응이다. 이를 테면 매티스는 훌륭한 장관, 트럼프는 못된 대통령이다.

매티스는 존경을 받을 만하다. 해병대 대장 출신이다. 전형적인 무인같지만 선비 기질도 지녔다. 7000권의 장서가 말해준다. 책을 읽는 장군이라고 할까. 그런만큼 신사도 정신이 뛰어났다. 전쟁보다는 타협을 선호한 지장이다. 그에 비해 트럼프는 미치광이 같다고 할까. 미국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을 그렇게 평가한다.

“밤에도 눈을 부릅뜨라. 전선을 지켜라.” 매티스 장관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군에 내려보낸 지휘서신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펜타곤(미 국방부)은 이런 내용이 담긴 그의 지휘서신을 트위터에 25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했다. 지휘서신은 미국의 명절인 크리스마스에도 쉬지 않고 근무 중인 미군 장병을 격려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지휘서신이 사실상 마지막인 셈이다.

매티스 장관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당신은 미국 국민의 감사와 존경을 받고 있다”면서 “나는 영광스럽게도 당신들 곁에서 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신의 가호를 빈다”며 글을 마쳤다. 이 지휘서신은 퇴임 결심을 굳힌 뒤 퇴임 발표에 앞서 미군 장병에게 ‘여러분이 있기에 미국이 있다’고 마지막으로 당부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병 사랑이 묻어난다.

미국 언론들은 매티스를 내친 트럼프를 맹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철군하면서 동맹국을 무시하고 권위주의 국가에 관용을 베풀었다고 지적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서 매티스 장관의 이 같은 용기를 칭찬하자 격노했다”고 전했다. CNN도 트럼프를 “최고의 질서파괴자(disruptor-in-chief)”라고 불렀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미국 전역을 혼란에 빠뜨린 주범이 바로 대통령이라고 비난한 것. WP는 은퇴한 4성 장군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악당 대통령”으로 낙인찍기도 했다.

매티스를 보면서 군인은 군인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미국 국민이 부럽다. 우리는 어떤가. 그래도 장군들은 국가관과 사명감이 투철한 편이다. 하지만 매티스처럼 존경받는 국방장관은 없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했다. 매티스는 영웅이라고 칭할 만하다. 물러나는 모습도 아름답다. 트럼프 같이 좌충우돌하는 대통령이 있어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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