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출신 이학재 정보위원장 18일 탈당 예고에도 속수무책

[오풍연 칼럼=광교신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말년은 더욱 초라해 보인다. 최근 끝낸 국회 단식도 그렇다. 나이 72에 단식이라. 오죽했으면 단식까지 했을까 싶지만, 모양새는 좋지 않았다. 예전의 손학규가 아니다. 당권은 물론 대권주자로 이름을 날리던 사람이다. 운이 닿지 않아 큰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가능성만큼은 누구 못지 않았다. 그런데 손학규도 이제 늙은 것 같다.

총명함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나이 들어가는 노인이라고 할까. 본인은 부인하겠지만 우리네 눈에는 그렇게 비친다. 정치인 손학규의 최대 약점은 자기 사람이 없다는 것. 이른바 계보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정치는 어쩔 수 없이 세대결로 간다. 오너십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손학규는 결정적으로 그것이 없다. 단기필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개인 손학규는 뛰어나다. 정치력도 있고, 말에 있어선 누구에 뒤지지 않는다. 토론에서 그를 이길 만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임기응변도 강하다. 정치 초짜에 가까운 안철수도 자기 세력이 있다. 유승민도 자기 계보가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당을 만들 수 있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그것이다. 손학규는 지금 바른미래당의 바지사장이다. 대주주는 여전히 안철수와 유승민이다. 남의 집에 더부살이를 한다고 할까.

손학규가 단단히 화가 났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이적한다는 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유승민 계열이다. 이들이 손학규의 말을 들을 리 없다. 오너도 아니고, 바지사장이 붙잡는데 그대로 눌러 않겠는가. 이탈은 가속화될 수도 있다. 그럼 바른미래당은 또 다시 반쪽이 된다. 아무런 색깔도 없는 정당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17일 단적인 장면이 노출됐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다”. 손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 한 말이다.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자유한국당 복당 기자회견을 예고한 것에 대해 '붙잡을 생각이 없다'며 한 말이다. 특히 그는 국회 정보위원장 직책을 유지한 채 탈당하겠다는 이 의원을 겨냥해 "절에서 덮으라고 주는 이부자리까지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다"고도 지적했다. 당을 떠날 땐 바른미래당 몫으로 받았던 상임위원장직을 내놓으라는 요구다.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에 당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단결을 주장했던 손 대표가 더 이상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제 손학규는 종이 호랑이와 다름 없다. 누구도 그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오늘날 바른미래당의 현주소다. 누구는 손학규발 정계개편을 예고하기도 했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손학규의 힘이 다 빠졌다. 오히려 그의 정계 은퇴를 촉구한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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