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효 칼럼_나는 산으로 출근 한다

윤창효
윤창효

[광교신문 칼럼=윤창효] 진입조차 어렵게 우거진 숲의 숨통을 틔워주는 작업을 시작한다. 간벌 작업을 하고 잡목을 제거하면 산림이 더 울창 해지고 서식 환경이 개선돼 개체수가 늘어난다. 숲에 바람이 통하고 햇빛이 들면 나무들이 3배 이상 빨리 성장하고 각종 하층 식물들도 잘 자란다. 약초나 산나물들도 매우 잘 자란다.

약 40년 전에 조림한 인공림 지역과 오랜 세월 자연스레 숲을 이룬 천연림 지역을 구분해 숲을 가꾸기로 했다. 인공림은 주로 잣나무와 낙엽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4분 능선 까지는 인공으로 조림한 지역이다. 이 지역은 주로 화전민 밭이 많았다고 한다. 숱가마도 군데군데 보인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천연림 지역이다. 주로 참나무가 많고 소나무 등 다양하다. 

40년 전에는 지게로 묘목을 옮겨서 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4분 능선 이상은 너무 높아서 묘목을 옮기지 못 했던 것 같다. 요즈음은 각종 장비가 얼마나 좋은가! 40년 전에는 얼마나 힘들게 조림 작업을 했는지 알 수가 있다. 경의를 표한다.

간벌할 나무들을 가려내는 선별팀이 먼저 투입된다. 벌목할 나무들 에는 페인트로 빨간 줄을 긋고 경계선 나무에는 흰 줄을 그으며 숲을 누빈다. 벌목할 나무 선별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선별 작업하는 사람들은 산림 기술사 사무소 직원들이 하는데, 건성으로 하는 경우가 있어서 아침 일찍 현장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부탁 하기 위해서였다. 

"저는 나무를 팔아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닙니다. 좋은 나무를 키우기 위함이니 나무 선별 작업을 잘 부탁 합니다.” 

간벌한 나무들 중 목재용으로 쓰기 위한 나무들을 운송하기 위해서 작업로를 개설해야 한다. 작업로가 개설 될 동선을 표시해 나간다. 작업 로를 만들어 나가다 보면 설계대로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토양이 곳곳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토 지역이 있는가 하면 암반 지역을 만나면 둘러가거나 오랜 시간 동안 암반을 깨는 작업을 해야 한다. 사토 지역은 작업로를 내고 난 후 얼마 되지 않아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산림 관련 법령이 최근에 많이 바뀌고 있다. 작업로는 원래 ‘숲 가꾸기’후 복원을 해야 하는데, 올해부터 법령이 바뀌어서 작업로를 유지 보수 할 수 있도록 하게 된다. 그래서 작업로를 제대로 내야 한다.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실제로 산에 길이 없으면 사후관리 작업이 안된다. 그렇다고 시멘트 포장은 안된다. 필자도 가파른 경사가 아니면 시멘트 포장을 반대한다. 시멘트가 숲에 들어가면 자연으로 복구가 안된다. 자연적 친화적 시설이 관리가 어렵지만 인공적 시설은 최소화 해야 한다.

선별작업, 작업 로 동선 작업이 끝나고,  ‘산지 일시 사용’ 허가가 나면 40년 동안 조용했던 숲이 사람과 벌목 장비들로 엄청난 요동을 칠 것이다. 

 

■ 프로필

- University of East London 졸업 (BA in Business Studies)
- 2016~현재  컬쳐클럽700 리더
- 2003~현재  씨엠코포레이션 CEO 
- 현재 고향인 경남 거창을 오가며 해발 700미터의 청정 문화를 전달 하는 컬쳐클럽700 에서 임야를 관리하고 임산물을 재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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