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시장, 중앙시장, 성심당, 충남도청 등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

대전은 내가 청소년기를 보낸 곳이다. 1972년 초등학교 6학년 올라가면서 유학을 왔다. 그리고 1979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만 7년간 있었다.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는 대전 삼성을 나왔다. 대전서 가장 오래된 학교. 중앙중을 거쳐 대전고를 졸업했다. 당시 기억들이 떠오른다.

내가 만든 페이스북 그룹 오풍연구소 1주년 행사를 대전에서 했다. 이번에는 장소를 중간지점인 대전으로 택했다. 전국에서 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 창원, 전주, 대구, 서울 등 전국에서 50여명이 모였다. 준비는 대전에 살고 있는 위원(오풍연구소 멤버 호칭)들이 해주셨다. 메인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조용경 전 포스코 부회장의 ‘뜻밖에 미얀마’ 특강은 대전서 20여km쯤 떨어진 옥천에서 했다.

그 전에 대전 원도심을 둘러보는 투어를 했다. 코레일테크 대표로 계신 반극동 위원의 아이디어였다. 오전 9시 30분 대전역 서광장에서 집결했다. 전국서 모이다보니 나처럼 KTX를 탄 사람, 버스를 이용한 사람, 직접 차를 몰고 온 경우도 있었다. 우리 일행을 위해 대전시에서는 문화해설사를 붙여주었다. 10명 단위로 5명이 나왔다.

해설사를 따라 투어를 시작했다. 대전역의 옛 모습은 없다. 완전히 새로 지었다. 먼저 역전시장으로 들어섰다. 그곳은 옛날 모습 그대로다. 발전이 되지 않았다. 맨 먼저를 우리를 맞이한 것은 오뎅 포장마차. 구수한 냄새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오뎅꼬지 하나씩 먹었다. 1개 500원. 뜨거운 국물은 덤. 해설사가 재미 있는 말을 했다. “해설사를 하면서 오뎅을 얻어먹기는 처음입니다”.

시장 골목이 좁다. 없는 게 없을 정도다. 가격도 싸다고 했다. 야채도 있고, 정육점도 있고, 생선가게도 있었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났다. 얼마 안 갔는데 눈에 띄는 집이 나왔다. 선지국밥 1000원, 선지국수 1000원. 또 어떻게 지나치겠는가. 아주 허름한 집. 할머니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전국에서 가장 싼 집이 아닐까도 생각했다. 나는 선지국수를 시켰다. 맛 있었다. 욕쟁이 할머니로도 소문나 있단다. 마침 손님이 음식을 조금 남기고 나가니까 욕을 해댔다.

이어 중앙시장을 구경했다.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이곳에서 장사를 하면 부자였다. 지금은 재래시장으로 변해 있었다. 오히려 향수를 자극해 좋았다. 중앙시장은 역전시장보다 규모가 크다. 교통이 좋지 않던 시절에는 무주, 전주 등지에서 물건을 떼러 왔던 시장이다. 그때 비하면 상권이 죽었다고 할 수 있다.

대전의 명물은 성심당. 튀김소보로가 특히 유명하다. 누구나 들르는 곳이다. 옛 충남도청 자리도 문화재로 탈바꿈했다. 영화도 많이 찍는다고 했다. 그리고 고려회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2시간 30분짜리 도심 투어였다. 둔산과 유성 등 신도시에 밀려나 있지만 원도심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할까. 우리 일행 역시 모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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