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실적 등 10년 전으로 되돌아가

[오풍연 칼럼=광교신문]현대차가 후진 기어를 넣은 것 같다.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10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실적이 그렇다. 현대차가 나빠지면 협력업체도 덩달아 어려워진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뾰족한 대책도 없어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전자와 자동차라고 했는데 자동차는 이제 옛말이 됐다. 특히 자동차는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주가를 보면 명암을 읽을 수 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장중 한때 9만9600원까지 떨어져 10만원 선이 붕괴됐다. 현대차 주가가 장중 10만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9년 12월1일(장중 9만9000원) 이후 약 9년 만이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10만원이 무너진 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500원 오른 10만2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 들어 현대차 주가는 4월24일 16만55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을 타고 있다.

실적도 좋을 리 없다. 실적도 근 10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현대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2889억원)은 같은 기간 76.0%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의 4분의 1을 밑도는 수준이다. 2010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이후 분기 기준 최저치다. 이 여파로 현대차는 20년 만에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굴욕까지 겪었다.

대외적 요소가 큰 것은 사실이다. 중국과 미국 시장의 판매 부진에다 미·중 무역전쟁, 환율 하락, 환경 규제 강화 등 온갖 악재에 휩쓸려 좀처럼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탄을 맞은 부품업계는 더 울상이다. 손 쓸 틈도 없이 쓰러지는 부품사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부품 업체의 공장 가동률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적자를 낸 기업이 속출하면서 쓰러지는 기업도 늘고 있다. 최근엔 현대·기아차의 2차 협력업체인 나노믹과 그 관계사인 나노믹아트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12일 두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올 들어 부품사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는 사례 역시 속출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현대차 1차 협력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중견 부품사인 다이나맥과 금문산업도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미국의 관세폭탄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20~25%가량의 고율 관세를 매기면 연간 85만 대의 수출 길이 막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통상팀 고위 관리들을 만나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 업계로선 첩첩산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경까지 온 데는 노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무엇보다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더 나락으로 떨어지면 안 된다. 현실을 직시하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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