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자 메시지로 전원책 해촉 통보, 트럼프 닮아가는 듯

[오풍연 칼럼=광교신문]역시나였다. 나는 둘의 조합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봤다. 아니나 다를까 한달 만에 등을 돌렸다. 전원책과 김병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자유한국당의 두 책사. 함량미달의 두 사람은 앞으로도 원수가 될 듯하다. 내가 보기엔 나은 사람이 없다. 도긴개긴이다.

김병준이 9일 전원책을 잘랐다. 말은 해촉. 칼자루를 쥐어줬다가 다시 빼앗았다. 어린애들 노는 것 같다. 뺏는 사람이나 빼앗긴 사람이나 다르지 않다.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볼까. 정말 한국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더 망가져야 알까. 사실 더 망가질 것도 없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 감정을 상하게 하면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전원책을 물러나게 하는 방법도 치사했다. 전화로도 얘기하지 않고, 문자로 날렸단다. “당신 그만 둬”. 이와 다르지 않을 터.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봐라. 받는 입장에서 얼마니 기분이 나쁘겠는가. 전원책의 심정을 알고도 남을 만하다. 배신감과 증오로 가득차지 않았겠는가.

왜 이렇게 모자랄까. 전원책을 데려올 때 갖은 미사여구를 다 썼다. 삼고초려, 오고초려, 십고초려라는 말도 했다. 간이나 쓸개도 다 내줄 모양이었다. 나는 그때도 적임자가 아니라고 했다. 전원책을 몰라서 그랬을까. 그는 말이나 조금 하는 정치평론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 사람에게 칼자루를 맡겼으니 사달이 난 것. 그런 측면에서 책임을 묻는다면 김병준이 져야 한다. “죄송하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더욱 못난 사람들이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다. 썩은 이 빠진 것처럼 시원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전원책은 많이 자를 것처럼 얘기했다. 거기서 일단 벗어났으니 안도의 한숨이라도 쉬고 있는 것인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한국당의 미래는 없다. 한국당의 인적 청산은 물 건너갔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한국당을 더욱 망친 사람은 김병준과 전원책이다. 김병준은 의원들 눈치만 슬슬 봤다. 그가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이후 한 일이 뭐가 있나. 아무 것도 없다. 그도 권력에 취했다. 전원책의 말처럼 대권을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떡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먼저 마신 격이다. 김병준이 욕심을 부렸다는 얘기다.

한국당은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됐다. 정부 여당이 엉망인데 그 과실도 따먹지 못했다. 내부 통일이 안 됐기 때문이다. 중진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당권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진심으로 당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없다. 남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 그런 기회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두 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그래도 한국당은 보수를 대변한다. 그런데 희망이 없다. 살신성인 하는 사람이 나와야 하는데 모두 자기 욕심만 채운다. 아, 비극이여!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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