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에 홍남기, 정책실장에 김수현 각각 임명

[오풍연 칼럼=광교신문]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제 투톱을 바꿨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임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하고, 장하성 정책실장 후임에는 김수현 사회수석을 승진 임명했다. 말썽 많던 투톱을 사실상 경질한 셈이다.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을 이끌던 사람들이다. 달리 말해 두 정책이 실패했다고 할까. 그 책임을 물었다고 할 수 있다.

후임 인사가 더 실망스럽다. 전임자들이 잘못해 물러났다면 후임 인사를 잘 해야 한다. 그런데 돌려막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아질 가능성이 안 보인다는 뜻이다. 홍남기도, 김수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코드 인사의 전형이다. 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의 오른팔들을 그 자리에 앉혔다.

개인적으로 홍남기를 모른다. 그동안 경력 등을 보면 실무 능력은 뛰어난 것 같다. 그러나 경제부총리는 리더십도 있어야 한다. 성실하고, 일을 잘 한다고 성공한 부총리로 남지 않는다. 카리스마도 필요하다. 역대 성공한 부총리를 보면 카리스마도 있었다. 홍남기가 카리스마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김동연 부총리가 실패한 이유도 카리스마 부족으로 본다. 김 부총리의 실무능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대가 세지 못했다. 장악력이 뛰어나고 카리스마가 있으면 휘둘리지 않는다. 청와대는 계속 김 부총리를 흔들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김동연은 거기에 무너졌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인사의 최대 수혜자는 이낙연 총리라고 생각한다. 자신에 데리고 있던 국무조정실장을 경제부총리로 밀었다. 내각도 어느 정도 장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다른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는 노형욱 국무2차장을 앉혔다. 말하자면 이낙연 사단을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여권 대선 주자 가운데 여론조사를 하면 이 총리가 단연 1위다. 이 총리도 욕심을 낼 만하다. 이번 인사에서도 그 뜻을 대부분 관철시켰다고 볼 수 있다. 사전 정리작업을 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 총리는 최소한 1년 이상 자리를 지킬 것 같다. 그럴수록 지지율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성급한 추측이긴 하지만 문 대통령과 이 총리 간에 모종의 거래를 했을 수도 있다.

정치는 알 수 없다. 특히 최고 지도자 사이에 무슨 말들이 오가는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변수이긴 하다. 이 대표는 다음 대선에서도 킹 메이커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그런 측면에서도 함축적 의미가 있다.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도 100% 코드 인사. 장하성 전 실장보다 더 측근이다. 대통령 개인에 대한 충성심보다 국민에 대한 충성심이 필요한 때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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