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경찰과 지휘라인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혀

 

[오풍연 칼럼=광교신문]이재명 경기지사가 승부수를 띄운 걸까. 자신과 아내를 조사해온 경찰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단다. 이재명은 변호사 출신. 법을 모를 리 없다. 자신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등 옥죄어 오자 위기를 느낀 것 같기도 하다. 아직 고발장을 접수하지는 않았다. 나는 도리어 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재명은 친형 강제입원 혐의를 부인하며 경찰관과 지휘라인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혐의는 고발인 유착, 수사기밀 유출, 참고인 진술 강요, 영장신청 허위 작성 등이다. 도지사가 관할로 볼 수도 있는 경찰을 고발하겠다고 하니 조금 황당한 느낌도 든다. 강 대 강 대결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2002년부터 조울증을 앓던 형님은 2012년 공무원에 대한 100회가량의 소란 행위, 시의회와 백화점 난입 난동, 어머니에 대한 방화 살해 협박, 기물 파손 등을 저질렀다. 성남시와 보건소는 옛 정신보건법에 따라 형님을 ‘정신질환으로 사람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의심되는 자’로 판단해 정신보건센터에 ‘진단신청’을 요청했고, 전문의가 진단 필요성을 인정해 ‘대면진찰을 위한 입원조치’ 시행을 준비하다 중단했다. 이후 형님은 2013년 3월 16일 자살한다며 덤프트럭 정면충돌 사고를 내는 등 증세가 악화돼 2014년 11월 형수가 강제입원 시켰다”

이재명이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다. “이 사건의 수사경찰과 지휘라인은 권한을 남용하고 정치 편향적 사건조작으로 촛불정부 경찰의 명예와 권위를 훼손하고 적폐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이재명의 주장이다. 정치 탄압을 받고 있다는 프레임을 만들려고 하는 모양새다. 솔직히 촛불과 이번 사건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묻고 싶다.

일각에서는 이재명의 '무고' 가능성도 제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건에서 경찰이 어떤 이득을 보고 수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각하(却下)를 할 수도 있다. 고발내용 자체가 의미 없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고발건을 각하해도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이재명 측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할 수 있어 검찰도 고민을 할 것 같다.

이재명의 이 같은 승부수가 통할지는 알 수 없다. 내 생각은 득(得)보다 실(失)이 더 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소송을 즐기다 잘 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소송 좋아하는 사람 소송으로 망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이재명은 이것 말고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경기도정은 언제 챙기려고 고소고발을 남발(?)하는지 모르겠다. 현직 지사라는 점을 착각하지 말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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