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화문서 카카오 반대 집회 가져, 그러나 여론은 싸늘

[오풍연 칼럼=광교신문]한국 택시. 솔직히 좋은 이미지보다 나쁜 이미지가 강하다. 어쩌다 택시를 타면 불편할 때가 더 많다. 끼어들기 등 난폭운전도 예사다. 속도도 많이 낸다. 그래서 가슴을 졸이기도 한다. 기사들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규정을 위반한다고 할까. 따라서 손님은 뒷전이다.

야간 택시 잡기는 전쟁이다. 가까운 거리는 아예 태우지도 않는다. 승차거부를 하는 것. 많이들 경험했을 터. 이렇게 30~40분 정도 기다리면 화가 치민다. 택시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질 리 없다. 특히 회사 택시는 더 심하다. 택시를 하는 분들이 반성할 대목이다.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18일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운행 중단에 나섰다. 오후에는 서울 광화문에 모여 반대 집회도 열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동정을 사지 못했다는 얘기다. 오히려 카풀 서비스를 반기는 시민들도 많았다. 출근길에 이어 퇴근길에도 우려했던 '택시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연합회 4개 단체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카풀 서비스를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카카오뿐 아니라 풀러스, 타다 등 모든 불법 유상 운송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외쳤다. 집회 도중 “카카오택시 호출을 받지 말자” “카카오를 박살내자” “카카오가 망하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 등 구호가 나왔다. 행사에 앞서 관계자 7명의 삭발식도 단행됐다.

집회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택시노동자연맹 강신표 위원장은 "카풀앱 사업을 하는 카카오도, 이를 방관하는 정부도 문제지만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 한 우리 노사도 모두 반성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그것이 바로 시민들이 바라는 바다.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의 사태에 이르지 않았나 되돌아보아야 한다.

“택시기사님들 덕분에 오늘 교통체증 없는 여유로운 하루를 보낸 것 같아 감사합니다. 기사님들께 바라는 것은 손님들 상대로 범죄 일으키지 마시고, 친절은 바라지도 않으니 손님들께 윽박좀 지르지 마시고, 끼어들기좀 제발 하지 마시고, 앞으로도 계속 쉬지 말고 파업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 네티즌이 올린 댓글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구수영 위원장도 "카풀앱 뿐만 아니라 쏘카와 그린카 등이 택시시장을 잠식시키는 주범으로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막아내는 것에 그치지 말고 우리도 승차거부 하지 않는 친절한 택시로 거듭나자"고 당부했다. 앞으로 그래야 택시업계도 생존할 수 있다. 불친절하면 시장에서 퇴출당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이다. 명심하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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