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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막말로만 볼 수 없다[오풍연 칼럼]북미간 힘겨루기 상황서 내정간섭 성격 발언 나와
오풍연  |  poong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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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1  1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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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광교신문]"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 제재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비핵화 추가 조치 없이는 제재 완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난처하게 됐다. 어찌보면 내정간섭으로도 비칠 수 있는 발언이다. 승인(approval)이라는 단어가 그렇다. 우리의 대북 외교에 제동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이런 경우 좋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청와대도 그랬다. 그러나 미국의 속내는 알 수 없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11일 "모든 사안은 한미 간 공감과 협의가 있는 가운데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한미 사이에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과연 그럴까. 솔직히 무시당한 느낌도 든다.

트럼프의 발언을 한 번 액면 그대로 보자.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 원칙에 쐐기를 박음으로써 5·24 조치 해제 발언을 계기로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완화 기류에 공개적으로 경고음을 내보낸 모양새이다. 이런 게 바로 국제외교다. 자국의 실리 위주로 전략을 짠다. 미국도 다를 바 없다. 자국 이익 우선이다.

트럼프 발언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한국 길들이기 성격도 짙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제재 드라이브에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11월 6일 중간선거 후 개최' 시간표에 맞춰 빅딜을 위한 북미 간 물밑 힘겨루기를 본격화해 나가야 하는 상황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자칫 한미 간 대북제재 공조전선이 느슨해질 경우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를 견인할 지렛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만간 북미 간에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조합을 맞춰나갈 '스티븐 비건-최선희' 라인간 실무협상 채널이 가동될 예정이다. 최선희가 최근 중국과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 한국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만 소외되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등 미 행정부 핵심인사들은 북한 측의 끈질긴 제재완화 공세에도 불구,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목표 달성 이전에 제재완화는 없다는 원칙에 여러 차례 못을 박았다. 미국 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 7일 4차 방북을 앞두고 또  한 차례의 독자제재를 가한 것도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강 장관이 5·24조치 해제 발언을 한 것도 성급했다. 지금 아주 민감한 시기다. 우리 외교안보 당국자들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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