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화된 아파트 구조가 갖는 도시구조의 한계서 벗어날 때

[경기IN이슈=지용진] 우리 국민 상당수가 아파트에 거주한다. 지금도 짓고 있다. 건조한 집의 양식이다. 현실이다.

70년대 시범아파트가 선 이후 근 반세기가 된 현재 아파트 문화에 대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때가 되지 않았을까. 기왕에 들어설 것이라면 찍어내듯 무미건조한 틀을 벗어던질 때도 됐을 텐데 힘든 일인가.

이웃집과의 소통도 별반 신통치 않은 세태서 공동체적 삶은 요원하다. 층간소음 분쟁도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나아졌다고는 하나 획일화된 아파트 구조가 갖는 한계도 있다.

눈만 뜨면 신도시가 생긴다. 난개발의 오명에도 불구 아파트는 그 많은 산림녹지를 밀어내고 들어선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은 아파트 단지란 작은 섬과 섬 사이를 이어놓은 듯하다.

평양에도 수십 층의 아파트가 즐비한 걸 보면 아파트는 한민족을 대표하는 거주형태로 역사책에 기록 될 만하다. 이 멋없는 구조에 사람들은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여가를 즐긴다.

그 위치에 따라 아파트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강남 아파트 단지는 이제 꿈도 못 꾸는 프리미엄 존이 돼 버렸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청춘 대부분을 쓰지 않고 저축해야 겨우 아파트에 입주할 자격을 얻는다.

우리국민 자산의 대부분이 아파트에 묶여 있다. 당장 현금화할 수 없는 자산이 묶여 있는 것이다. 융자는 기본으로 끼고 살아야 한다. 미래 세대들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지 않는 한 자신의 월급을 꼬박 털어야 한다. 우리의 삶의 질이 온전타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세태고 보니 공급을 늘려 천청부지의 아파트 값을 잡고자 하는 대책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아직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린벨트 개발도 논란의 여지가 있고 서울-경기권의 인구만 늘어나는 기형적 개발이란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이즘 아이들은 아파트에 태어나서 아파트서 성장해야 하는 처지다. 너른 들판과 풍성한 자연은 애초 기대하기 힘들다. 도회지로 나가지 않으면 콘크리트와 부대시설로 지어진 놀이터나 작은 공원이 전부다.

상대적으로 정서적 측면이 곤궁타. 학교와 아파트 사이 상가와 도로를 대할 수밖에 없는 풍경이다. 미래 세대의 고향이란 정서적 모티브는 참으로 한정적이다.

이제 아파트 문화에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무턱대고 짓는 어리석은 짓이 더 이상 없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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