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곳에서 취재원과 함께 하고 독자의 소릴 듣다

[경기IN이슈=지용진] 인터넷 신문, 활성화된 건 약 20년이다. 오마이뉴스의 출현이 결정적이었다. 내 주변의 사람들론 서울 지역 참여연대 발행 월간지와 지금은 사라진 '시민의 신문' 출신들이 영입돼 활동했다.

인터넷신문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지난 정권 때엔 5인 이상의 상근기자가 있어야 인터넷신문을 발행할 수 있다 못박고  이를 추진하려다 헌재가 위헌 판결을 낸 바 있다. 

개인적으로 인터넷신문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06년이다. 당시 성남의 유일한 대판 12면 신문인 '분당판교신문'에서 편집과 취재를 맡아 활동한 후다. 이전으로 거슬로 올라가면 지역지와 더 소급해 '월간경실련' 기자로 활동한 바 있다. 93년 기자로 입문해 올해로 25년 째다. 

나는 지난해 은퇴 선언을 한 바 있다. 그 결정을 SNS 등을 통해 알린바 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24년, 기자라는 딱지로 살았습니다. 자부심에 앞서 부끄럼이 앞섭니다. 시대정신을 간과하지 않았는지 항상 초심에서 춘추필법에 애쓰고자 노력했으나 이 모든 것이 나의 노력 밖이라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25년을 맞는 내년 은퇴를 결심했고 이제 후배들께 제 짐을 맡기고자 합니다. 현역에서 은퇴하나 든든한 선배로서의 역할에 애쓰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 장면은 고 전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서 귀국할 때 시청 앞에 잠시 내려 환영나온 시민들께 인사할 때군요. 구름 같은 인파 속 치열한 취재 경쟁에 시청 역 게스트 구조물 상단 꼭대기에 올라가 플래쉬를 돌렸던 때군요. 지금 생각하면 참 철 없고 무모하기까지 했던 아찔한 순간입니다. 정보요원들이 깔렸을 그 공간에서도 그런 취재가 가능한 시대였었군요.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내년 은퇴 후, 평범한 야인으로 돌아갑니다. 가끔 칼럼 등은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25년간의 취재와 보도에 대한 강박도 내려놓고 여행도 떠나보며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겠습니다.

성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는 늘 함께 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렇습니다.

고맙습니다.

지용진 dream"

이 같은 약속은 지키려 한다. 위에서 밝힌 바 같이 나는 컬럼을 통해 만나려 한다. 사실상 취재라는 부분은 내려놓았다. 

인터넷신문은 일간이다. 매일 기사를 준비해야 하고 보도해야 한다. 사건 취재는 속보성이 생명이므로 더 그렇다. 포털 다음과 검색 제휴를 맺고 스피드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 애썼으나 결국은 보도의 공정과 정확성이란 부분은 다소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 개인적으로 인터넷신문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06년이다. 당시 성남의 유일한 대판 12면 신문인 '분당판교신문'에서 편집과 취재를 맡아 활동한 후다. 이전으로 거슬로 올라가면 지역지와 더 소급해 '월간경실련' 기자로 활동한 바 있다. 93년 기자로 입문해 올해로 25년 째다.  사진은 93년 당시 김주언 기자협회 회장(당시 한국일보 기자) 인터뷰 기사.

독자에게 정확한 정보의 전달을 위해선 팩트와 더불어 가변적인 사건이나 정치-문화-사회적 현상을 제대로 간파해야 한다. 여기에 철학이 부재하면 일관성과 내용 면에서 부실할 수밖에 없다. 결국 독자에게 외면 받는 결과를 낳는다.

문화라는 포커스에 주목해 그간 많은 기사를 썼으나 만족하진 않았다. 여러 기자들이 간과하는 건 문화가 단순히 연성기사로 채워질 거라는 착각이다.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게 문화다. 예를 들어 클래식에 관련한 취재라 할 때 클래식에 공연 뿐 아니라 이론과 감상 등 많은 부분에 소양을 키우지 않으면 원고지 5매도 어렵다. 

2012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가 후배 기자들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수습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 속 우여곡절을 각오해야 겨우 스트레이트가 나온다. 이런 시행착오를 값진 경험으로 치부하기엔 그 과정이 진부하다. 존경하는 선후배 기자들의 값진 경험을 책으로 읽고 제대로 된 언론관을 펼치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현재 운영 중인 '광교신문'은 13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적지않은 정보들이 DB로 남았다. 뉴스는 현재에 주목하지만 동시에 역사적 기록물의 가치를 지니고 미래를 살핀다.

인터넷 신문은 그 중 첨병의 역할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취재원과 함께 하고 독자의 소릴 듣는다.  매일 매일 우리의 시각은 깨어있고 깨어야만 한다. 

"기사 홍수의 시대, 우리는 과연 제대로 된 기사를 쓰고 있는가?"를 스스로 되묻고 갈음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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