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대론' 새 장 열까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가벼운 마음으로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을 것 같다. 유엔 총회 참석차 출국이다. 무엇보다 지난 18~20일 평양 방문을 성공적으로 끝내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도 기대를 낳고 있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 잘 할 것으로 본다.

문 대통령은 뉴욕 도착 바로 다음 날인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북미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 및 비핵화 논의 진전을 끌어내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지난 21일 관련 브리핑에서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진 제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며 “북미대화의 돌파구 마련과 남북·북미 관계의 선순환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실천적인 협력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평양 방문을 마치고 귀환한 직후 ‘대국민 보고’를 하면서 “(김 위원장과)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도 있다”고 전했다.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트럼프를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 내비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제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면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사실 합의문에 로드맵을 담는 것은 그렇다. 비핵화 분야는 남북 문제라기 보다는 미국과 북한이 풀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도 김 위원장에 대해 호의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저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정말 멋진 편지였고, 우리는 관계가 좋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곧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할까.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다른 참모들도 적극적이다.

폼페이오 장관도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곧 열리길 바란다면서도 '올바른 여건'을 강조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건이 올바르고, 두 정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룰 상황이 되기 위해선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여기서 '올바른 여건'은 북한 비핵화 초기 이행 조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은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선(先 )비핵화를 거듭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만찬에서 "비핵화가 우선"이라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게 폐기할 때까지 제재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해 안에 남북미 종전선언을 시사하기도 했다. 남북 두 나라는 이번 제3차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이다. 그러려면 북미가 다시 만나야 한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대론이 주목되는 이유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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