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트위터 정치 속 '투 트랙' 전략 읽어야

미국 대통령은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들었다가 재미를 본 경우는 없다. 트럼프가 잘나서 그런 게 아니다. 미국이라는 엄청난 국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중국이 미국에 견주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트럼프 대통령. 정말 못 말린다.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한다. 역대 대통령들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미국을 제외하곤 환영받지 못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 어느 나라인들 좋아하겠는가.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미국 언론도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트럼프를 지지한단다. 미국 교민들의 전언이다. 우리가 잘 모른다고 할까.

트럼프가 큰소리 치는 이유가 있다. 트럼프가 취임한 뒤 미국 경기가 더 좋아졌다. 미국은 지금 호황이다. 일자리가 넘쳐나고, 외국으로 나갔던 기업들이 돌아온다. 보통 국민들은 먹고 살 문제를 먼저 걱정한다. 외교, 안보는 정부 당국자들만 고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경기가 나쁘면 트럼프도 지금처럼 호언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역시 경제라는 생각이 든다.

트럼프는 또 다시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뒤 발표한 공동선언에 대해 트위터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불과 1시간여 만인 19일 자정(현지시간)쯤 입장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s)’ 허용에 합의했다”면서 “매우 흥분된다”고 했다.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

트럼프는 또 “김 위원장이 최종 협상에 부쳐질 핵사찰을 허용하고 국제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폐기하는 데 합의했다. (북한의) 로켓과 핵실험은 더 없다. 남북이 2032년 올림픽 개최를 공동 신청할 것이다. 매우 흥분된다(very exciting)”고 평가했다.

참모들과 협의를 통해 이 같은 글을 띄웠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금까지도 그래왔다. 불쑥 트위터를 통해 중요한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 버릇(?)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언론인 입장에서는 좋다.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들으니 누구에게 묻고 말 것도 없다. 그것이 바로 미국의 정책인 까닭이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얼마나 조마조마 하겠는가. 대통령이 사고를 칠 가능성이 적지 않은 탓이다. 트럼프가 말한대로 흘러가지도 않는다. 당장 이번만 해도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협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그의 외교·안보 참모진은 한결같이 신중론을 펴고 있다. 북한이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선행적으로 취해야 미국이 종전선언 등으로 화답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외교·안보팀의 대체적인 기류다. 미국 정부는 이 때문에 대북 대화와 제재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외교는 힘을 바탕으로 한다. 트럼프가 이처럼 자신 있게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앞으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역할이 더 주목된다고 하겠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 칼럼은 신문사의 논지와 견해에 있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