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평양공동선언, 비핵화 분야 '절반의 성공'

▲ 오풍연 고문

남북정상회담 ’9월 평양공동선언’이 19일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열고 이 같은 선언문에 합의했다. 당초 예상했던 비핵화 등 모든 의제에 대해 진일보한 합의를 이뤄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비핵화를 제외한 나머지 의제들은 남북이 풀 문제여서 그다지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비핵화다. 일단 북한은 최대한 성의를 보인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이 이를 받아들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나 제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면 더 큰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도 점수를 줄 만하다. 어쨌든 북한의 성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이 같은 북한의 조치에 대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면서 "매우 의미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의 참여하에 영구 폐쇄하기로 했다"면서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아직 미국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 측의 태도를 고무적으로 평가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핵시설 영구 폐기는 미국 측이 줄곧 요구해온 사항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원칙을 밝히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비핵화 분야는 절반의 성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진행 중인) 회담에 앞서나가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가 그 정상회담에서 나오기를 희망하는 무엇인지의 관점에서 말한다면,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고, 검증가능한 조처들을 보기를 희망한다”고 대답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처가 나오기를 희망한다는 미 정부의 입장을 거듭 밝힌 셈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김 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향한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행동들을 내놓을 것을 촉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6ᆞ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미국도 이를 위해 북한과 대화의 끈은 놓지 않았다.

비핵화의 주도권은 미국과 북한이 쥐고 있다. 더 엄밀히 얘기하면 미국이 쥐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은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사라지는 날, 평화통일도 앞당겨지지 않겠는가.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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