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역사적 만남'..."北 주민 뜨겁게 환영"

▲ 오풍연 고문

2018년 9월 18일. 평양 순안 국제공항. 문재인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9시 49분 도착했다. 성남 공항을 출발한지 54분 만이다. 조선중앙TV는 문 대통령이 도착하기 30여분 전부터 이례적으로 생중계를 했다. 공항에는 수많은 평양 시민이 나와 우리 방북단을 기다렸다. 시민들은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들었다.

의장대가 행진하는 모습도 보였다. 순안 공항 청사의 현대적 모습도 비쳤다. 국제공항이라고 하지만 한가했다. 비행기도 드문드문 보였다. 문 대통령이 이용한 전용기보다 먼저 도착한 또 다른 대한민국 전용기도 보였다. 작은 전용기는 단거리용이다. 나도 청와대를 출입할 때 타본 적이 있다.

시민들의 복장도 정연했다. 남자들은 모두 검정색이나 진한 곤색 양복을 입었다. 넥타이는 여러 색깔을 착용했다. 여자들은 다양한 색상의 한복을 입고 나왔다. 환영단 가운데 양장 차림은 없었다. 표정도 예정보다 훨씬 밝았다. 대기하는 도중 서로 웃으면서 얘기하는 모습도 방영됐다.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도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도 현장을 점검했다. 공항 활주로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동선을 따라 빨강색 카펫이 깔렸다. 남녀 화동 둘은 꽃을 들고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을 준비를 했다.

전용기는 활주로를 서서히 돌아 환영식장으로 들어왔다. 시민들은 기를 흔들며 열렬히 환영했다. 김 위원장은 10시 7분 부인 이설주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1분 뒤 10시 8분 트랩을 내려왔다. 김 위원장은 박수를 쳤다. 두 정상은 뜨겁게 포옹을 했다. 김정숙 여사와 이설주는 손을 맞잡고 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김여정 부부장이 의전을 도왔다. 문 대통령은 영접나온 김영남 최룡해 등 북한 측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김 위원장 내외도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했다. 이어 북한군 의장대 사열을 했다. 역사적인 순간이다. 보는 나도 흐뭇하다.

두 정상은 걸어가면서 얘기를 나눴다. 다정한 친구처럼 격의가 없는 모습이었다. 두 정상은 주민들 앞으로 다가갔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매우 감동적이다. 이처럼 남북간에는 벽이 없어야 한다. 평화분위기가 읽힌다.

문 대통령은 고개를 숙여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시민들은 “만세” “만세” 외쳤다. 문 대통령은 10시 20분 전용 차량에 탑승했다. 이 차량은 서울서 갖고 갔다. 우리 측 경호 차량도 문 대통령이 탄 승용차를 뒤따랐다.

나는 2000년 10월부터 청와대 출입 기자를 했기 때문에 평양에는 가보지 못했다. 대신 그해 연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때는 청와대 풀기자로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시상식을 취재한 바 있다. 오늘 평양 행사도 6 ·15 남북정상회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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