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는 정책마다 '부작용'...총체적 '인사 참패'가 원인

▲ 오풍연 고문

프로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있다. 2년차 징크스(sophomore jinx)다. 심리적인 작용이 크게 작용한다. 심할 경우 슬럼프에 빠진다. 그러나 2년차 징크스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도의 결과는 아니다. 1년차에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들 중 몇몇 선수들이 2년차에 크게 성적이 부진하며 부각된 징크스이다.

요즘 심심찮게 2년차 징크스 얘기가 들린다. 문재인 정부도 이 징크스에 빠졌다는 것. 진짜 그런가 한 번 보자.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고용 성적표는 ‘일자리 정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무색하게 했다. 지난달 ‘고용 쇼크’ 논란 속에 통계청장까지 바꾼 청와대는 더 나쁜 통계지표에 맞닥뜨렸다. 청년과 40대 실업률은 외환위기 후 최악을 기록했다.

여권 스스로 헛발질도 했다. 부동산 대책의 경우, 정부 발표 전에 민주당 의원이 수도권 택지개발 계획을 최근 공개하는 ‘사고’를 쳤다. 정부·여당이 발칵 뒤집혔음은 물론이다. 당 지도부는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하면서도 자료 유출의 책임을 물어 당사자인 신창현 의원을 국토교통위에서 배제했다. 이해찬 대표가 ‘토지 공개념’ 등 자신의 부동산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시점이어서 뼈아픈 실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평양 정상회담 추진 과정도 그렇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0일 공개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 등을 평양 회담에 초청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선 이미 안 가겠다고 밝혔는데도 청와대가 밀어붙였다며 “졸 취급하냐”(김성태), “언짢다”(손학규)고 반발했다. 결국 여당 대표 등 일부만이 평양에 가기로 정리되면서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계속 말썽(?)을 피운다. 그는 지난 3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지난해 16.4% (최저임금이) 오른 것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았다”며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최저임금을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올려놓고 자기와 상관없는 일처럼 얘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장 실장은 지난 5일에도 실언으로 불을 지폈다.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 거기에 삶의 터전이 있지도 않다”며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으켰다. 장 실장은 강남 3구로 불리는 송파구 소재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2년차 징크스를 깰 방법은 없을까. 나는 여러 차례 얘기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지금 그같은 고민을 할 때다. 대통령 측근 참모부터 문제가 많다. 임종석도, 장하성도 바꿔라. 왜 그들을 안고 가는지 모르겠다. 이미 국민과 시장에서는 버림 받은 사람들이다. 문 대통령만 이들을 끼고 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측근들이 잘못해도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제의 정부다. 더 늦기 전에 결단하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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