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정치' 홍준표, 한국정치서 사라져야 할 '표상'

▲ 오풍연 고문

“홍준표 선배좀 말려줄 수 있습니까” 홍준표는 대구 영남고 출신이다. 사업을 한다는 그의 후배가 나에게 한 말이다. 이유인즉슨 이렇다. 창피해 죽겠다고 했다. 학교 망신을 시킨다는 것. 글쎄다. 그의 모교 동문들이 홍준표를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까. 아니기 때문에 나한테도 이런 부탁을 하는 것 같다.

나도 한때 홍준표를 지지한 바 있다. 그도 흙수저 출신이다. 그가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 있을 때 처음 봤다. 정의감에 투철한 검사였다. 슬롯머신 사건 수사 때 선배 고검장도 구속하는 강단을 보여줬다. 모래시계 검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검사 때도 그랬고, 정치에 입문해서도 돈키호테처럼 행동 했다.

그는 자력으로 두 차례나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순전히 인기 덕이다. 계보도 없다. 하지만 국민들이 그를 성원했다. 작년 대선 후보도 그 덕에 거머쥐었고, 대선 2위 여세(?)를 몰아 또 다시 당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자리를 내놓았다. 얼마 뒤 미국으로 떠났다. 재충천을 하기 위해 그랬을 터. 그가 오는 15일 돌아온단다.

홍준표는 국민과의 약속도 어겼다. 페이스북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제버릇 못 고친다고. 미국에 간지 한 달도 안 지나 다시 페이스북에 정치 현안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주로 공격대상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얼토당토 않은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다분히 보수층을 의식해서다. 그런 홍준표를 지지하는 계층도 분명 있기는 하다.

그러나 홍준표 시대는 끝났다. 그래야 한다. 대다수 국민의 머릿속에는 막말만 남아 있다. 입이 거칠어도 너무 거칠다. 한국정치를 거꾸로 돌린다고 할까. 이제 그런 정치인은 사라져야 한다. 그 첫 번째가 홍준표다. 그런데 홍준표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그를 밀어주지 않으면 된다. 여론조사에서 꼴찌를 만들면 그도 어쩔 수 없이 떠날지 모르겠다. 홍준표가 막말을 해대는 것도 일정 부분 국민들에게 책임이 있다. 그를 지지해 주었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그렇다. 인기를 먹고 산다. 지지율이 낮으면 찍소리도 못한다. 슬그머니 사라지기도 한다. 이번에는 꼭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정치 행위는 개인의 자유다. 누가 하라 마라 할 수는 없다. 홍준표 스스로 정계를 떠날 리 없다. 국민들이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언론도 마찬가지. 홍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다뤄 줄 필요가 없다. 페이스북에 무슨 소리를 하든 무시하면 된다. 야당도 바뀌려면 홍준표 같은 사람부터 제거해야 한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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