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여론조사 '49%'..."민심을 제대로 읽어야"

▲ 오풍연 고문

대통령 지지율이 갖는 의미는 자못 작지 않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하고 있느냐, 못 하고 있느냐를 잴 수 있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대통령도 지지율을 소홀히 한 적이 없다. 누구든지 지지율이 높았으면 한다. 그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그 반대다. 대통령 뿐만 아니라 참모들도 지지율에 목매는 이유다.

보통 마지노선을 40%로 본다. 그 이상이면 어느 정도 안심을 한다. 그 아래로는 심각 수준이다. 만약 대통령 지지율이 30% 머물면 여권에 초비상이 걸린다. 대통령 령(令)이 먹히지 않음은 물론 선거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까닭이다. 따라서 지지율을 까먹지 않으려고 무단히 애를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49%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 지난 주보다 무려 4%포인트나 떨어졌다. 나도 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 바 있다. 이제 남북문제도 잘 먹히지 않는다. 국민들은 아무리 좋은 소재라도 반복하면 싫증을 느낀다. 우려 먹는 것도 한두 번이라는 얘기다.

청와대가 뼈아프게 받아들이는 것은 갤럽의 조사 결과여서 더욱 그렇다. 여론조사 기관이 많지만 갤럽은 설립한 지 가장 오래 됐고, 분석력을 인정받고 있다. 갤럽이 아닌 다른 기관이었다면 더 두고 보자고 했을지도 모른다. 청와대도 즉각 반응을 나타냈다. 그리곤 머리를 숙였다.

김의겸 대변인은 ‘대통령 지지율 50%선 붕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아주 교과서적인 답변이다. 이것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다음 주 지지율 발표가 주목된다고 하겠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6.12 북미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 압승 이후 80% 안팎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소득주도성장 정책 혼선, 부동산정책 난맥상의 여파로 계속 하강곡선을 그렸다. 여기서 멈춰야 하는데 다시 치고 올라갈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도 답답해 할 것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 83%, 북미정상회담까지 마무리된 6.13 지방선거 직후엔 79%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방선거 이후 소폭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8월 들어 60%대가 무너지고, 9월에 접어들자 50%대도 무너졌다.

어떻게 하면 지지율을 올릴 수 있을까.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다. 김 대변인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거기서 답을 찾아야 한다. 국민이 지금 뭘 바라고 있는지, 아픈 데를 찾아 긁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부 정책을 보면 솔직히 마이웨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득주도성장만 해도 그렇다. 연말까지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때 가서도 나아지지 않으면 뭐라고 할까. 내년까지 기다려 달라고 할까.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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