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제'

▲ 오풍연 고문

"우리가 함께 이뤄내야 할 시대적 소명은 분명하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른바 당정청 전원회의다.

회의에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 및 의원단, 이낙연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전원과 보훈처장, 국무조정실장, 방송통신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3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전원이 참석했다.

나도 청와대 출입기자를 했지만 이 같은 회의는 보지 못했다. 회의 자체를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잘 해 보자고 소집한 회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왠지 쇼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세를 과시한다고 할까. 이날 회의는 밥 먹는 행사다. 대한민국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모여 단합대회를 한 셈이다.

우선 대통령 말부터 귀에 거슬린다. 적폐청산. 물론 반드시 해야 한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1년이 훨씬 지났다. 그럼에도 계속 적폐청산을 부르짖고 있다. 이를 반기는 국민들은 얼마나 될까. 문 대통령과 여당 지지층들은 박수칠지 모른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한데 과거만 거론하니 그럴 만도 하다.

이날 자리서 경제문제를 집중 토론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왜 우리 경제가 어려운지 진단조차 안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통계 왜곡 논란이 이를 말해준다. 정부는 좋아질 것이라고 얘기한다. 반면 민간연구기관들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정부의 예상을 믿고 싶지만 너무 많이 속아 꺼림칙하다.

이해찬 대표는 인사말에서 "(문재인정부) 2년 차는 당정이 협력해서 성과를 내는 중요한 시기"라며 "당을 잘 이끌어서 문재인정부가 원활하게 국정을 운영하도록 하고, 다음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닦는 일이 당이 할 일"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벌써부터 총선만 걱정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선거만 이기면 된단 말인가.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에만 매몰돼 있다. 누구도 여기에 반대 의사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만약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 이단으로 찍힌다. 아예 말문을 막는다고 할까.

올해 넉 달 밖에 안 남았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연말쯤 되면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꼭 그러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비상한 각오를 해야 한다. 청와대서 보란 듯이 브라보를 외치며 와인잔만 부딪쳐서는 안 된다. 실천이 더 중요하다. 미국, 일본은 경기가 아주 좋다. 왜 우리만 내리막길을 걷고 있을까. 그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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