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8%로 '당권' 차지...김진표 3위로 밀려
당-청 관계에도 '변화' 예상...'실세 대표'로 목소리 키울 듯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당 당권경쟁에서 이해찬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처음부터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일방적 승리를 거뒀다. 친노, 친문의 좌장으로 불리는 이해찬이다. 70대의 김진표도, 50대의 송영길도 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송영길이 김진표를 누르고 2위를 한 것이 더 뉴스감이다. 김진표는 체면을 구겼다.
이해찬은 42.88%를 얻어 민주당 차기 당대표에 당선됐다. 이 후보는 25일 서울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 결과 ▲대의원 현장투표 4800표(40.67%) ▲권리당원 ARS투표 11만 2866표(45.79%) ▲국민여론조사 44.03% ▲일반당원 여론조사 38.02%를 득표했다.
송영길은 총 30.73%로 2위를 기록했다. ▲대의원 현장투표 3781(31.96%) ▲권리당원 ARS투표 7만 679표(28.67%) ▲국민여론조사 30.61% ▲일반당원 여론조사 36.30%를 얻었다. 김진표는 26.39%를 기록해 3위에 머물렀다. ▲대의원 현장투표 3252표(27.48%) ▲권리당원 ARS투표 6만 2951표(25.54%) ▲국민여론조사 25.37% ▲일반당원 여론조사 25.50%를 기록했다.
이해찬은 모든 분야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큰 표 차로 눌렀다. 김진표는 예상과 달리 권리당원 투표에서 꼴찌를 했다. 이해찬이나 송영길보다 당내 기반이 약해 표를 모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해찬은 승리를 거둠으로써 건강이상설도 잠재우게 됐다.
이해찬은 경력 면에서도 송영길, 김진표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7선 의원인 이 대표는 민주당 계열의 정권에서 주요 직책을 두루 맡아왔다. 김대중정부에서는 교육부 장관, 노무현정부에서는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특히 노무현정부에서 강한 권한을 가진 ‘책임총리’로 면모를 보여 ‘실세총리’로도 불렸다. 2012년에는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 당대표도 맡았다. 당 정책위의장을 3번이나 역임하는 등 정책기획통으로도 불린다.
이해찬은 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우리 당과 문재인정부는 공동운명체”라며 “철통같은 단결로 문재인정부를 지키자”고 말했다. 이어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개혁을 이뤄 촛불혁명의 위대한 정신을 발전시키자”면서 “제가 가장 앞장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주제와 형식에 상관없이 5당 대표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면 좋겠다”며 5당 대표 회담을 즉석에서 제안하기도 했다.
이해찬이 대표를 맡음으로써 당청 관계도 변할 것으로 보인다. 실세 총리처럼 실세 대표라고 할까. 당의 목소리를 분명히 낼 것으로 예상된다. 추미애 대표 시절에는 당이 청와대에 끌려다닌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해찬은 수평적 당청관계를 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해찬은 21대 총선 공천권도 쥐게 됐다. 본인은 마음을 비웠다고 하지만 욕심을 낼 가능성도 있다. 대선에 뜻을 둘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치는 생물이라서 모른다. 여차하면 마음을 바꿀 수도 있는 게 정치다. 이해찬의 행보가 주목된다.
- 오풍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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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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