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사람_용인 다모아 자원의 김성민 사장

▲ 그의 작업장에 없는 게 없다. 삼라만상과 함께하는 그는 주변에서 모든 고장난 것을 고치는 만능 재주꾼으로 용인의 '맥가이버'로 불리곤한다. 김성민 사장의  뒷모습에서 뚝심이 느껴진다.

이 업을 천직이라 여기고 20년을 달려왔다. 김성민 사장은 무엇보다 자신이 잘 하는 일로 이 일을 택했다. 땀의 댓가가 지불되는 가장 정직한 그의 작업장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

“경기가 안 좋네요. 투잡을 뛰어야 할 판이죠. 재활용 산업의 사양화를 성급하게 말하긴 그렇지만 여기저기 동료들이 일을 그만뒀다는 얘기가 들리곤 합니다.”

김사장은 그래도 이 일이 사회의 가장 보람된 일이라 믿어왔다. 아내와 세아이를 키워온 경제적 바탕이 됐고 자원의 재활용이란 뜻 깊은 ‘업(業)’을 천직이라 생각한다.

그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거래하고 있는 작업장에서 재활용되는 것들은 모두 수집한다. 하루 12시간을 강행군해야 하는 그는 매순간 피곤과 고단함에 맞서 사투를 벌인다.

▲ 가장 화려한 곳에 버려진 재활용 자원들은 그에게 고물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그야말로 '보물'인 것이다. 청명한 봄 하늘에 쌓여진 폐지와 재활용 물품들이 아름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늘 베풀고 나누는 낙천적인 성격 탓에 그가 만나는 이들은 모두 친구가 된다. 일하는 틈틈이 오가는 대화 속에서 늘 경청하는 자세를 잊지 않고 그들에게 도움을 줘왔다.

“산다는 치열한 현장 속에서 같이 뜨거운 땀을 흘리는 이들은 가장 소중한 내 동료죠. 같이 일을 한다는 건 함께 삶을 사는 동반자인 거죠.”

그에게 일을 맡긴 사람들이 이구동성 하는 말은 “참 사람 좋다”는 얘기다. 폐지를 모아오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늘 공손하며 한 푼이라도 더 챙겨주려 노력한다.

늘 먼지가 쌓인 곳에서 그의 손은 항상 시커멓다. 하루에 두 번 샤워를 해도 금새 작업복은 땟국으로 얼룩지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에게 그의 작업장은 세간 사람들에게 고물상이라 불리지만 김사장에겐 ‘보물상’이다. 물질만능의 시대에 쉽게 사서 쉽게 버리는 세태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필요 없는 물건이란 애초에 없죠. 모든 사물은 생명의 온기가 있고 그 쓰임새가 있습니다. 버려진 물건이라고 해서 함부로 보면 안돼죠.”

운학리 초입에 위치하고 있는 그의 작업장은 만물상이다. 그가 쓰고 있는 모든 생활용품이 재활용이다. 모든 걸 고치고 쓰다보니 맥가이버가 따로 없다.

▲ 용인 운학리 가는 초입에 성처럼 둘러싸인 판넬 안에는 그의 세계가 있다. 언제든지 출동할 준비를 갖추고 비포장 도로를 달려 그는 죽은 생명에 새로운 가치를 새기며 세상을 가꾼다.

젊은 친구들이 좋은 여건 속에서도 자신을 바라보기 보다는 주위의 화려함만을 쫓는 세태가 안타깝다는 그는 재활용 산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없는 것에 아쉬워한다.

삼라만상의 진리가 어디 있을까. 버려진 모든 것에 생명을 싣는 그의 손길은 바쁘기만 한데 그의 유일한 친구인 작업장의 강아지에게 쏟는 배려는 그의 성품을 짐작케 한다.

먹고 남은 것도 네발 달린 말 못하는 짐승의 배를 채우는데 인색하지 않는 그이기에 식었지만 튼실한 고깃덩어리를 녀석들에게 큼직한 손으로 물려준다.

“인생의 반을 살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열심히 노력하는 자는 언젠가는 박수를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누구에게나 삶은 공평하니까요.”

김사장은 오늘도 낡은 1톤 트럭에 몸을 싣는다. 어딘가 있을 소중한 자원을 찾으러 아니 ‘보물’을 찾으러 미지의 항해를 떠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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